호주경제 對아세안 영향력강화-무역자유화땐 큰 實益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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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6일부터 방문중인 호주의 대외정책에있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亞太경제협력체(APEC)다.
지난 91년 취임한 폴 키팅 호주총리는 APEC을 축으로 한외교를 활발히 펼쳐나가고 있다.일본경제신문은 키팅 총리가 취임이래 최근까지 25개국을 순방했는데 이중 12개국은 아시아지역국가였다고 지적,키팅 총리의 APEC에 대한 열의를 엿볼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호주는 특히 인도네시아를 중요시한다.키팅 총리는 『호주 입장에서 아시아국중 가장 중요한 국가는 인도네시아』라는 발언을 최근에만도 이미 3번이나 되풀이해 밝힌 바 있다.키팅 총리가 인도네시아를 중요시하는 것도 무역상대국으로서 이웃나 라일 뿐 아니라 APEC의 무역자유화 추진에 대해 같은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APEC 저명인사그룹(EPG)이 제창한 무역자유화방안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한발 더 나아가 무역자유화 일정을 앞당기도록 하는 제안까지 한 바 있다.
15일로 마감된 APEC회의 결과 채택된 보고르 선언에 서는 지난 8월 EPG가 제안한 무역자유화 방안의 골격을 대부분 채택,앞으로 APEC역내에서 무역자유화는 현실로 성큼 다가서게 됐다. 보고르 선언은 내년초부터 무역자유화를 추진해 선진국은 오는 2010년까지,개발도상국및 후진국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자유화를 완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호주는 농산물등 1차상품의 경쟁력이 매우 강한 편으로 관세및무역에관한 일반협정(GATT)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국가중 하나다.
호주는 앞으로 APEC을 통해 역내 무역자유화가 진전될 경우상당한 실익을 거둘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호주의 對APEC역내 무역의존도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실정.호주 무역부에 따르면 APEC이 창설(89년도)되기 5년전인 84년도에 67.2%를 보였던 호주 수출의 APEC의존도가 9년후인 93년도에는 75.4%로 8.2%포 인트나 상승했다. 이러니 호주 입장에서 APEC의 무역자유화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키팅 총리가 APEC에 있어서 호주의 영향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체적 움직임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연대 강화다.한편으로는 호주가 뉴질랜드와 결성하고 있는 경제긴밀화협정(CER)을 ASEAN이 추진중인 아세 안자유무역지대(AFTA)결성과 연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태국도 지난해 11월 멜버른에서 열린 무역회의에서 AFTA와CER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ASEAN은 APEC내에서 미국.일본.중국과 같은 강대 세력을 견제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호주 입장에서는 ASEAN지역이 일본 다음으로 주요한 수출 대상으로 앞으로 호주의 경제를 좌우해나갈 지역으로 바라보고 있다.키팅 총리가 최 근 『세계에서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ASEAN지역과의 교역이 호주 입장에서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고 발언,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APEC의장국은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내년 일본으로 넘어간다.이때문에 키팅 총리는 앞으로 일본의 관계 채널을 통해 크게는 APEC,보다 좁게는 ASEAN을 겨냥한 대외정책을 강화해나갈 것이란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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