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 투자가’ 버핏 법정 증언대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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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처음으로 법정에 선다.

미 뉴욕 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재보험 계열사인 제너럴 리와 AIG의 전 경영진이 연루된 회계 부정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7일 하트포드 연방 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번 재판에는 제너럴 리 경영진 4명과 AIG 임원 1명이 기소됐다.

이들의 혐의는 2000년 말 AIG의 준비금 액수를 부풀리기 위해 제너럴 리에서 5억 달러(약 4600억원)를 편법으로 이체해 왔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막대한 보험금을 내줘야 할 때를 대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지불준비금을 보유토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AIG는 지불준비금이 너무 적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거래회사인 제너럴 리와 짜고 편법으로 준비금 액수를 부풀린 것이다.

그간 버핏은 문제의 금융 거래가 이뤄진다는 건 알았지만 불법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한 제너럴 리 경영진의 변호사는 버핏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었으며 범행에 가담했음을 보여 주는 e-메일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지난해 AIG는 16억4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으며, 약 40년간 재직했던 모리스 그린버그 당시 회장이 사퇴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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