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모색 94展-실험성 강한 20~30대작가 24명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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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직접 선정한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젊은 모색 94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81년에 청년작가전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지난 90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어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올해 참여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최은주.남호현.박희정.이숙경으로 구성된 전시추진위원회에서 뽑은 20~30대 작가 24명이다.
큐레이터 박희정씨는 『이번 선정은 회화.조각 등 특정 분야에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실험정신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들을 위주로 했다』고 선정기준을 밝혔다.
박씨의 말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 등의 아주 기본적인 평면작업부터 홀로그램.레이저 등 첨단기법을 동원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출품작 가운데 관객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역시 첨단매체를 이용한 작품들이다.그중에서도 그동안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웠던 홀로그램(레이저빔을 이용한 3차원 입체영상)작품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출품된 홀로그램 작품은 지난해 대전 EXPO 선경관의홀로그램을 맡아 주목을 받았던 이주용씨의『우리는 현실 속에 있는가,가상 속에 있는가(1994)』다.이씨는 인체의 모습,물고기 등의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생명체의 신비를 담 고있다.
관람객 이미선(24)씨는 『홀로그램을 예술작품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지만 기존의 미술과는 다르고 특이해서 자꾸 눈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일반인들의 상식 밖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현대미술의 현주 소를 볼수 있다.
이외에 첨단기법을 사용한 작품은 채미현씨의 『공즉시색 색즉시공(空卽是色 色卽是空)MATERIAL=IMMATERIAL(1994)』이다.제목만 들어서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 작품은 3개의 붉은 레이저 선이 방안 가득히 설치해놓은 바둑알과 아크릴판으로 된 설치물 위를 불규칙한 운동을 하며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채씨는 작가노트에서 「레이저라는 표출방식으로 우주의 에너지를 시각화하려고 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명혜씨의 『열기(1994)』는 기계적인 장치로 철선을 달구어 물속에 반복적으로 담그도록 만든 거대한 작품이다.열선이 물에 들어갈때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기를 내뿜어 관람객의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매체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보여주는 작품들과아울러 세계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인 사진작품의 부상을 느낄 수 있다.평면적인 사진을 출품한 김대수.이강우씨의 작품 외에도 고명근씨는 입체를 이루는 도구로 사진을 이용한 『 시멘트로 만들어진 탑(1994)』을 내놓았다.또 김지현씨는 X-RAY필름을사용한 『보다(1994)』라는 복합매체작품을 출품했다.
이들 외에도 김명숙.김지현.김황록.박정환.박창식.박희련.백의례.신경희.오상근.윤영진.윤종구.이강화.이수홍.임연숙.장남용.
전항섭.허구영.홍성민 등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11일 개막된이 전시는 다음달 6일까지 계속된다.
〈安惠利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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