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심스런 接點모색-단독국회강행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2.12문제로 국회가 공전된지 딱 10일이 지났다.민자당은단독국회 소집방침를 천명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전히 12.12관련자의 기소를 요구하며 국회소집을 거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야의 막후채널은 부산히 움직이고 있으나 단독국회 여부는 결국 이번주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일단 단독국회 강행시점을 21일로 잡고있다.예산안 법정통과에 필요한 시간을 역산하면 최소한 그때는 국회가 열려야한다는 것이다.민자당은 금주중 단독국회 운영일정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단독국회의 부담도 민자당은 잘 알고 있다.따라서 단독국회를 강행하자면 그만큼의 명분을 축적해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최선을 다한 모습은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민자당은 모든 대야(對野)창구를 동원하고 있다.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와의 접촉을시도하고 있다.서청원(徐淸源)정무장관은 李민주당 대표를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청와대까지 지원하고 있다.
민자당은 일단 민주당이 참여할수 있는 최소의 여건을 마련해 주려하고 있다.다만 야당의 요구대로 12.12관련자를 기소할수없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따라서 그중 하나로 모색되는 것이여야영수회담이다.그러나 그것도 어떤「전제」가 있는 만남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잘못하다가는 안만나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내심 민주당 내부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민주당 내부사정도 복잡하기 때문이다.그 때문에 여권 몇몇인사가 동교동계의원들을 집중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李대표의 강공책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구여권인사 접촉움직임 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실제로 민주당 내부의 제동말고는 뚜렷한 묘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그 때문에라도 단독국회 가능성을 한껏 제고시켜야 한다고 보고있다.그래야만 야당 내부에서 이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독국회 강행시점인 21일이 막상 왔을 때다.진짜로 하느냐, 마느냐는 19일 귀국하는 金대통령이 판단할 것 같다.
○…민주당은 여당의 단독국회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李대표는『군사정권도 안한 것이 단독국회』라고 지적하고 있다.
『파국을 부를 것이 뻔한데 그런 일을 하겠느냐』는 주장이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청와대나 민주계 실세들은 우리와 만나서얼마나 사정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라며 단독국회 검토를「물정 모르는 소리」로 치부했다.민주당은 만일 민자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한다면 본회의장 농성등 실력저지를 통한 극한투쟁에 나서게 될것 같다.
또한 민주당은 아직 기소관철을 고집하고 있다.李대표는 대통령의 결단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민주당은 이같은 입장을 15일 오전 소속의원과 당무위원합동회의를 열어 거듭 확인했다.오후에는 서울시 전역에서 2차 당보배포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민주당도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12.12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갖게될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공세가 현 정부의「태생적 한계」를 문제삼고 있어 요구를 1백% 관철시키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기도 하다.
李대표는 이날『여러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만나자고 한다는 보고를해 만나라고 했다』고 말했다.막후에서는 ▲12.12 관련의원 4명(鄭鎬溶.許和平.許三守.朴俊炳)의 의원직 사퇴▲국회 진상특위 설치▲전두환(全斗煥)씨 등에 대한 서훈 박탈 과 전직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개정등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李年弘.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