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된 제주도 만장굴(萬丈窟)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세계 최장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94년판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장의 동굴은 미국 켄터키주 매머스 동굴 국립공원 지하에 위치한 동굴로 총길이가 5백60㎞다.관광안내판과 안내책자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만장굴의 총연장 길이는 13.4㎞에 불과하다.그나마 이 길이는 한국동굴학회가 지난 81년 韓日합동조사때 국제공인을 받은 것처럼 거짓 발표한 것으로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한국동굴학회의 학술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만장굴 길이 1만3천4백22m는 주굴 8천9백28m,김녕사굴 7백 5m,주굴과 김녕사굴사이 연결거리 1백80m 등 여러 굴의 길이를 모두 합한 것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실제 한국동굴학회는 그동안 전체길이를 측량한 사실이 없을 뿐아니라 정확히 측량한 주굴 길이 6천6백21m도 무려 35%나 늘려 발표한 엉터리 기록으로 밝혀졌다.
당시 만장굴 길이를 산출했던 홍시환(洪始煥.한국동굴학회장)씨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세계적인 동굴로 부각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며 『정확한 길이 측정은 되지 않았다』고 밝혀 세계 최장 동굴길이가 엉터리임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관리국 관계자들은 『학자적 양심에 맡겨야 할문제』라고 발뺌하면서도 자신들이 편찬한 『문화재대관』에는 15.798㎞로 더욱 부풀려 기록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기록을 조작하는 풍토는 개선돼야 하며 잘못된기록은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李順男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