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개운치 않은 하종화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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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하종화(河宗和.26.현대자동차써비스)의 군입대 문제는 아무리곱씹어봐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河는 지난7일 현역병으로 입대,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포함한앞으로 2년간의 모든 국내외대회의 출전길이 봉쇄됐다.임도헌(林度憲.현대)이라는 새스타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덜 익은데다 당분간 하종화에 필적할 선수가 나오기는 쉽지 않 다는게 배구인들의 중론이고 보면 河가 선수생활을 사실상 포기한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대표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도 때가 되면 군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河가 선수로서의 활약이 보장된 상무입단을 굳이 외면하고 현역의 길을 택한 저간의 사정을 따져보면 팀간의 이기주의에 대해 일말의 분노까지 치민다.
소속 현대자동차써비스와 河는 『상무팀에 대한 배신감과 선수로서의 장래를 위해 현역입대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상무가 올해 문양훈(文良勳).장재원(張宰源)등 두명의 현대선수만 받아들이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河까지 데려가려는 것은 「협정위반」이라고 현대는 강변한다.여기에는 노진수(盧鎭秀)등 과거 상무로 보낸 소속선수들이 혹사당해 부상치료만 하다 스카우트비를 날렸다는 「피해의식」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물론 상무측은 이같은 주장에 정면 반박이다.河를 올 대 통령배 이후 입단시키기로약속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갑론을박(甲論乙駁)은 두팀간의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중요한 것은 두팀의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다툼으로 내년초로 닥친 올림픽 예선전등 주요 국제대회에 하종화라는 대선수가 뛸 수 없게 된 점이다.
현대나 河가 상무입단을 거부한 것은 위에 열거한 구차한 이유보다는 상무에 보낼경우 올 대통령배 우승을 전력상 상무에 넘겨주게 된다는데 배구인들은 동의한다.당장 지난11일 河가 입대로빠진후 두팀간의 경기에서 현대는 고전끝에 3-2 로 신승했다.
만약 河가 상무에서 공격을 주도했다면 결과는 상무의 3-0완승이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렇더라도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2년간 각종 대회에 뛸수 없다는 것은 1차적으로 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수수방관하고 있는 배구협회도 비난의 화살을 받아 마땅하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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