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에 최우수인재 몰린다-財經職 사무관지원으로본 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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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재무부=최상위권 독식(獨食),국세청=강세,기획원은 건설부 수준,농림수산부는 통계청과 함께 꼴찌권.」14일 각 경제부처에발령받을 신임 재경직(財經職)사무관들(78명)의「희망부처」지원에서 나타난 부처별 순위다.
〈表 참조〉 이같은 순위가 해당 부처의 중요도나 경중(輕重)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젊고 우수한 인력들의 눈에비친 경제부처의 위상이나 세태변화등을 엿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이처럼 등수가 매겨진 것은 부처별로 새로 배치되는 신임 사무관의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성적순(행정고시및 연수원성적 종합)으로 희망부처의 우선 지명권을 주는 독특한 공무원 인사제도 때문.
이들은 지난해 행정고시에 합격,올 봄부터 6개월간 연수받은뒤이번에 희망부처를 선택,수습사무관으로 공무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각자의 입장에서는 평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겠지만 자칫 부처간 우열(優劣)이 매겨지는 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적이 상위권인 사람들이 일부 부처에 집중됨으로써 인력의 효율적 배분이란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특혜 소지를 없애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는 하겠지만 성적순으로 우선권을 주는 현행 배치방식은 개선돼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부처별 특징을 살펴본다.
▲이번에 10명을 배정받은 재무부는 5등을 제외한 1~11등이 모두 이곳에 몰려 최고의 인기부처임이 재확인됐다.지난해에도1~8등이 모두 재무부를 선택하는등 수년째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재무부를 지원한 한 사무관은『선배들에게 조 언을 구한 결과 다루는 업무가 다양하고,각자 고유업무도 있어 능력을 발휘할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들었다』고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인사적체가 만만치 않아 승진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기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부처의 간판이자 총괄부처인 경제기획원(13명 배정)의 경우 지원자순위만으로 보면 건설부등과 함께 중위권을 형성하는데그쳐 눈길을 끌었다.이는 60~70년대 개발경제 시대의 주역이었던 기획원의 위상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차제에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기획원의 역할이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의 강세도 두드러진 특징이다.통계청.조달청.관세청등 다른 청(廳)들은 하위권을 맴돈 것과는 달리 상공자원부와 함께2~3위권을 형성,「확실한 실세기관」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농림수산부는 최하위권에 머물러 해당부처 관계자들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출범등을 계기로 앞으로 농림어업 부문에서해야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 상황에서 나타난 이같은 농정 기피현상은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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