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를찾아서>13.엘리아데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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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멀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는 1907년 3월9일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서 태어났다.그는 자서전.일기.회고록 등을 남겨놓고 있어 우리는 그의 생애를 안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다.자신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늘「출구」를 찾아 헤맸다.
삶이 미로로 경험되었기 때문이다.그는 스스로 외롭게 살았고,많은 책을 읽었고,기성세대를 경멸했고,끊임없이 많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다.18살에 이미 백번째 글을 쓰고 친구들과 자축하였다. 대학에서는 이탈리아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그후 신부가 되려하다가 우연히 인도에 관한 책을 읽고 마음이 바뀌어 인도 캘커타대학에서 인도철학을 연구하였다.그리고 아슈람에서 요가를 수행하였다.돌아와 요가를 주제로 하여 박사학위를 받 고 모교에서 종교사를 가르쳤다.그때 그는 인도의 경험이 루마니아를 발견하게 했다고 말한다.루마니아에서는 그가 종교학자로보다 문학가로 더 알려져 있다.그는 10편 이상의 소설을 썼고,희곡집도낸 바 있다.『만둘리사 거리』『뱅골의 밤』 『열아홉 송이의 장미』등이 우리말로 번역되었다.대표적인 것은『뱀』『이사벨라와 악마의 물』『금지된 숲』등이다.대체로 그의 문학의 주제는 미로신화이다. 한동안 루마니아 외교관으로 근무한 적도 있으나 공산화된 이후 파리로 이주하여 실향민으로 살았다.그의 학문적 성숙은이 기간에 크게 이루어진다.『성과 속』『우주와 역사』『종교양태론』『샤머니즘』『신화와 현실』등이 대체로 이때 저술된다 .이상에 예거한 저서는 모두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1945년 이후의 이 기간중에 그는 오랫동안 함께 고생하던 아내를 병으로 잃고 같은 루마니아 실향민인 크리스티넬과 재혼하였다.그녀는 엘리아데를 위해 일생동안 헌신적으로 봉사한 아내 가 되었다.『종교이념의 역사』를 엘리아데는 그녀에게 헌정하고 있다.
그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56년 시카고 대학으로옮겨온 뒤의 일이다.그는 영어를 통하여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학문을 이야기할 수 있는 틀을 확보한 것이다.그가마지막으로 정열을 쏟아 한 일은『종교백과사전』 을 만드는 일이었다.그 책은 사후에 19권으로 출판되었다.그는「성과 속」을 사물을 설명하는 범주로 설정하고 문화를 모두 다시 읽으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이른바 종교와 연결하여 천착하였다.그와 동시에 그는「망각과 회상」이 빚어내 는 결을 따라 인간 의식의현상이 어떤 모습인가 하는 것도 읽으려 하였다.그는 인류가 경험한 종교적 상징의 의미가 그러한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그것을 위하여 그는 현대의 무당으로 삶을살았다. 1986년 4월22일,그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죽음 한달전에 있었던 그의 서재의 화재는 그가 피우던 파이프담배의 재가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러나 어쩌면 그는 그가 늘 주장해왔듯 구원이란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하는 사실을 그의 생애의 흔적을 모두 태우면서 실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그가 방법론적으로나 사상적으로 반역사적이라고 하는 비난에 대하여 늘 간단하게 답변하곤 했다.『마지막 신을 살해하기까지 인간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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