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원자력문제 환경차원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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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오늘날 에너지 문제는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 확보차원에서 일단 벗어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대책수립차원으로 바뀌고 있다.
수질오염과 토양오염도 심각하지만 스모그현상.온실효과.산성비.
오존층 파괴 등으로 나타나는 대기오염은 더욱 심각하다.대기오염은 화석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우리나라는 필요로하는 석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 에너지 수입국이다.또전체 에너지소비의 8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92년6월 열린 리우회담에서 채택된 기후변화 협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오는 2000년까지 90년 수준으로 묶는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세계적 규제가 곧 뒤따를 것으로예상되며 석유소비 증가추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화석에너지 대신 원자력사용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라 하겠다.캐나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환경문제를 고려할 때 원자력발전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으며,日本 역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을 꼽고있다. 세계 석학들의 모임인 로마 클럽 역시 지구환경문제를 생각할 때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로마교황청도 『원자력의 혜택이 모든 이들에게 돌아가기를 축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원자력사용에 따른 부담으로는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분문제가있다.반핵 단체들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를 「화장실 없는 맨션」「착륙장치 없는 비행기」라고 비평하고 있다.
이는 곧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없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처분장이 없으면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할 수도,더 이상 건설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또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기존 발전소를 폐쇄한다면 처분장 건설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협상전략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원자력을 포기한다면 이미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은 처분해도 좋다는 방법이 과연 해결책이 될수 있을까 의문이다. 석유도입에 지출되는 막대한 외화와 환경보전에 필요한 엄청난 예산을 절감하는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화장실이 없다고 맨션을 부수고 착륙장치가 없다고 비행기를 부숴버릴 수는 없다.화장실이 없는 맨션이라면 화장실을 짓자.원자력사업에 대한 진정한 비판을 통해 에너지 및 환경문제 해결을 생각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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