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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국제가 상승-왜 오르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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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제원자재값의 등락은 기본적으로 관련산업의 경기주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그러나 자연재해나 폭발사고 등으로 공급이 줄어들것이라는 전망에 값이 폭등하기도 한다.
지난 수년간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값이 폭락했던 각종 유화제품값이 올들어 폭등을 거듭하는 것도 1차적으로는 세계경기의 빠른 회복세에 따른 수요증가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급등의 뇌관구실을 한 것은 지난 5월부터 세계 곳곳에서 터진 유화공장 폭발사고였다.공급과잉이던 수급구조가 수급균형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가운데 공급에 영향을 줄 만한 사고가일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엑슨의에틸렌공장이 폭발한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이탈리아의 애니캠공장이 폭발사고를 일으켰으며 일본의 공장들은 가뭄으로 심각한 생산차질을 빚었다.최근에는 미국 남부지역의 홍수로 석유화학플랜트들이 물에 잠기고 송유관이 파손돼 가 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져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석유화학공장들의 이같은 사고는 20년이 넘은 노후공장들이 미국 등 선진국에 많은데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보수에 소홀했던 결과로 풀이된다.덕분에 내수에 비해 수출여력이 가장 많은 우리나라 유화업체들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고 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국제값의 폭등사례는 커피값이 대표적이다.그동안 공급과잉으로 생산국들이 생산을 조금씩 줄여 가던 차에 올 6~7월 브라질의 혹독한 서리피해로 커피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세계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이같은 수확감소로 세계공급량이 15% 줄어 커피값은 지난해말에 비해 무려 2.5배로 뛰었다.원당값의 상승은 중국의 수요증가와 소련.쿠바 등지의작황부진에 따른 것이다.
올 5~6월을 바닥으로 최근 반등하고 있는 고철가격의 상승은국내 고철수입의 60%이상을 차지해 온 미국의 수요증가 때문이다.게다가 하반기 들어 터키가 유럽산 고철을 집중적으로 사들여고철값의 오름세를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 다.터키정부가 내년 1월부터 고철선임(船賃)에 정부보조를 중단키로 하자 터키철강업체들이 앞다퉈 고철매집(買集)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올해 필요량뿐 아니라 내년 소요량까지 사다 쌓아 놓고 있어 고철값 상승이 야기된다는 것이 국내철 강업체들의 분석이다.
〈鄭在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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