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아파트 시장 ‘양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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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해운대에 평당 4500만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부산지역 아파트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달 분양에 들어갈 예정인 해운대 아파트는 침체에 빠진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7억원짜리 아파트=해운대구청은 우동 마린시티(옛 수영만 매립지)에 건립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과 대원플러스건설이 3.3㎡당 최고 4500만원에 분양하겠다는 분양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3.3㎡당 최고 3972만원에 분양에 들어간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 리슈빌 파크’의 분양가를 뛰어넘는 것이며,인피니테크와 대림산업이 서울 뚝섬에 지을 주상복합 분양가(3.3㎡당 최고 4900만원)보다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730만원이지만 슈퍼펜트하우스(423.4㎡) 30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300만원이고 최고가는 57억6000만원(3.3㎡당 45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원플러스건설이 시행하고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720만원이고 10가구인 펜트하우스(325㎡)의 분양가는 44억2900만원(3.3㎡당 4천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두 아파트의 최저 분양가는 각각 4억370만원(121㎡. 3.3㎡당 1102만원), 4억4310만원(156㎡. 3.3㎡당 93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건설업체는 지난 9월 사업승인신청을 했고 11월 30일 이전에 분양승인신청을 했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업체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이기 때문에 공사비가 많이 들고 기존 아파트와는 달리 200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평형대를 선보이게 된다”면서 “해외 디자인 전문가가 직접 설계에 참여하고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부산의 랜드마크 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청은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구성, 곧 분양가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아이파크 마리나에는 지상 46~72층 높이 3개동에 1631가구와 상가가,두산위브 더 제니스에는 지상 70~80층짜리 건물 3개동에 1875가구와 상가가 각각 들어선다.

 ◆미분양 물량 사상 최고=지난 10월말 현재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1만2073가구.8월말 9925가구에서 9월 1만739가구로 1만가구를 넘은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부산의 미분양 물량은 1999년 1월과 2월 11693가구와 1만1249가구를 기록한뒤 8년만에 1만가구를 넘으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셈이다.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000가구 수준을 유지하던 미분양 물량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와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로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건설업계가 각종 경품을 내걸거나 분양가를 할인하는 등 미분양 물량 처분에 나서고 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중소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신규분양은 엄두도 못내고 미분양 아파트를 팔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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