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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 … 대선판도 리모델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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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일 오전 11시 보수진영 두 후보의 동시다발적인 세 결집이 대선구도를 뒤흔들었다. 이명박 후보(첫째 사진 오른쪽)와 정몽준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손을 맞잡았다. 같은 시간 여의도 국민중심당사에선 이회창 무소속 후보(둘째 사진 왼쪽)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범여권 진영에서도 후보 단일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이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셋째 사진)가 울산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후보 단일화 장고에 들어갔다(넷째 사진·자료). 조용철·오종택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17대 대통령선거의 대결구도가 격변하고 있다.

3일 이명박(기호 2번) 한나라당 후보가 정몽준(울산동) 무소속 의원의 지지 선언을 끌어냈다. 이회창(기호 12번) 무소속 후보가 심대평(기호 5번) 국민중심당 후보를 흡수했다. 또 정동영(기호 1번)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선대위원장으로 끌어안았다. 문국현(기호 6번) 후보는 이날 모든 유세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정동영 후보 단일화' 문제 장고에 들어갔다.

<관계기사 3, 4, 5, 10면>

이런 동시다발적인 짝짓기와 대선구도 리모델링은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나타났다. BBK라는 대선의 '마지막 뇌관'이 정리되는 국면인 데다 생방송 후보 토론(6일), 여론조사 공표 마감(12일) 일정을 감안하면 대규모 이합집산과 후보 단일화 효과는 이날 발표하는 게 가장 파괴력이 크다고 주요 정치 진영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만났다. 정 의원이 2010년 월드컵 조 추첨을 위해 남아공 출장에서 돌아온 지 사흘 만이다. 전격 회동이었다.

오전 11시 정 의원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중차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무책임하게 중립지대에 안주할 수는 없었다"며 "이 나라를 미래로 이끌 분은 이명박 후보라고 판단했다"고 '이명박 후보 지지'와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했다.

같은 시간 한나라당사에서 멀지 않은 국민중심당 당사에선 심대평 후보가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 손을 맞잡고 기자회견을 했다. 심 후보는 "대통령 후보는 이회창으로 단일화하고, 보수대통합의 중심에 심대평이 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회창 후보는 "(단순히)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며, 대선 후에도 뜻을 같이하며 정치의 장을 열겠다"며 "보수연합의 정당 창당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회창-심대평 후보 단일화 소식은 여의도 정가를 강타했다.

'오전 11시의 격변'은 당산동 신당 당사에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 초대 내각에 참여했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정동영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발표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문 후보의 측근은 "TV토론을 통해 정 후보와 문 후보 중 누가 더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경쟁력이 있는지 가려보자는 입장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형식과 내용에 구애되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합종연횡 대열엔 군소 후보들도 참여하고 있다.

정근모 참주인연합 후보는 3일 "이회창 후보와 심대평 후보 간의 보수 대연합이 올바른 길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수성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연대' 후보는 최근 정동영 신당 후보와 만났다.

3일의 격변으로 열두 명이 난립해 1강(强)-2중(中)-다약(多弱) '미완의 대선 구도'가 전개되던 공식 선거운동은 이명박.이회창.정동영의 3자 단순구도로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몽준 날개'를 단 이명박의 대세론이냐, '심대평'이란 충청도 보수 엔진을 장착한 이회창이냐, 범여권 후보 단일화로 반전 드라마를 꿈꾸는 정동영이냐. 정치권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글=서승욱.김성탁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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