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e] 빅뱅 ‘서바이벌’로 데뷔 … 댄스 대신 힙합 무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아이돌 그룹은 꽃미남을 골라모아 신비주의란 장막 뒤에서 오랜 트레이닝을 거쳐 세상에 내놓는 기획상품을 말한다. 하지만 빅뱅은 이런 정의에 맞지 않는다. 그들도 인정하다시피 꽃미남 외모가 아닌 데다 신비주의로 팬들의 기대감을 극대화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빅뱅은 케이블TV의 서바이벌 리얼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8월 데뷔했다. 5명의 멤버 자리를 놓고 6명이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시련과 도전, 눈물을 먼저 보여줬다. 팬들은 처절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 가는 이들의 모습을 때로는 안쓰럽게, 때로는 대견하게 지켜보며 일체감을 키워갔다.

장르 또한 댄스·발라드 위주의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달리 힙합과 R&B를 내세웠다. 흑인음악을 고집해 온 YG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아이돌 그룹다운 선택이었다. 트레이닝도 혹독했다. 양현석 사장은 이들의 무대를 매번 100점 만점으로 채점하며, ‘최고의 실력을 가진 그룹’이 될 것을 다그쳤다. 양 사장이 채점을 그만둔 것은 정규 1집이 나온 뒤다.

6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친 리더 G드래곤은 작곡·편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한다. 다른 멤버도 곡 작업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기획사의 컨셉트를 충실히 따르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아이돌 그룹이 음악까지 스스로 만든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세 장의 싱글 앨범, 한 장의 정규 앨범, 두 장의 미니 앨범을 내며 거침없이 달려왔다. 지난해 연말 콘서트에서는 데뷔 4개월 만에 1만20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올해 빅뱅은 또 한번 비약했다. 지난해에는 팬층이 10, 20대에 제한됐지만 올해 ‘거짓말’을 히트시키며 30, 40대에서도 인정받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