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誕스님.月珠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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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계종 개혁회의 이후를 이끌어갈 차기 총무원장 선거(21일)는 덕숭(德崇)문중의 금오선사에게 사미계를 받은 월주(月珠.금산사 회주).월탄(月誕.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동문스님간의 2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마감을 하루 앞둔 현재 총무원장후보로 등록을 마친 사람은 선거공고 이전부터 출마의사를 표명해온 월탄스님과 월주스님 두 명으로 이들은 9일 서류접수직후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의 변을 밝혔다.
출마가 거론되던 범어(梵魚)문중의 고산(고山.쌍계사주지)스님과 오록원(吳綠園.동국대재단이사장)스님등은 주위상황이나 본인들의 위치 등을 따져볼때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조계종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사형인 월주스님은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공동대표.화엄불교대학장 등 종단안팎에서 각종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어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데다 개혁회의 집행부의 축을 이루고 있는 선우도량소속젊은 승려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그는 중앙종회 의장 등을 역임하고 80년 조계종 총무원장 재직때 이른바 10.27법난으로 물러난 바 있다.지난 10월 중순께부터 활동에 들어간「태공월주종책연구소」가 마련한 종책(宗策)은▲대화합의 중도 온건개혁▲개혁회의의 새 제도 정착▲교단의 자주 성 확립및 불교관계 악법 개정▲불교의 시대적 역할 확대및 사회구제와 계도노력등으로 이들을 장단기사업으로 구분.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7월 출범시킨「한국불교발전연구원」을 중심으로 활발히 움직여온 월탄스님은 50,60년대의 불교정화운동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그는 60년 비구승의 대처승 추방이 위법이란 대법원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대법원장실에 들어가 할복기 도한「6인순교단」중 한명이다.50년대에 출가,종단 장학금으로 동국대에서 현대불교를 이수한 종비생(宗費生)1기인 그는 전통불교와 현대불교를 모두 수학,불교의 현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동국대 출신 스님들로 구성된 석림동문회가 지지세력의 큰 축.
중앙종회 의장.불교신문사 사장등을 역임한 그가 내걸고 있는 종책 목표는 승가의 대화합과 종단안정의 구현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승가교육제도의 체계화▲종단운영의 민주화및 재정운용의 합리적 방안 확립▲불교의 사회적 역할 증대및 불교복지 실현등을 제시하고 있다.
총무원장 선거는 지난7일 선출된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별로 10명씩 뽑는 선거인단 2백40명등 총3백21명의 투표로 결정한다.현재 중앙종회 의원 3석을 갖고 있는 해인사가 의원선출을 못해 3백18명이 투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확정된 23개 본사 중앙종회의원과 직능대표 20명의 지지분포는 월주.월탄스님 어느 쪽도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당락 결정은 오는 14일 교구본사별로 치러지는 선거인단 2백40표의 향방에 달려 있는 셈이다.선거인단의 표는 교구본사 주지의 영향력이 작용하는 유동표가 많아 득표전이 치열하리라는 것이 조계종 안팎의 분석이다.
동문 선후배간의 2파전이 될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과거 문중간의 대결구도를 탈피,종책대결이 불가피해졌다는 바람직한 측면도있으나 이미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는 문건이 살포되고 있고,또 당락의 관건이 되는 범어문중표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득표전이전개되고 있어 그 과정에서 양측이 모두 도덕적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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