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북한 고려민족발전協 북경서 투자 집중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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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의 10.8 남북경협(經協)재개 조치후 삼성(三星).현대(現代).대우(大宇)등 국내 대기업들은 북한의 경협 창구인 고려민족발전산업협회(高民發)와 9일 베이징(北京)에서 첫 접촉을갖고 대북(對北)투자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 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재계(財界) 소식통은 10일 『북한 李성록 고민발회장과 국내 대기업의 이사급 북방팀장들이 9일 베이징에서 회합을 갖고 본격적인 남북경협 시대에 대비한 제반 문제를집중 협의했다』고 전했다.
남북은 이 자리에서 곧 재개될 남북경협과 관련,▲경협의 원칙▲지역별 투자업종▲법적.제도적 개선 문제를 집중 협의한 것으로알려졌다.
〈관계기사 4面〉 이날 접촉을 위해 북한에선 고민발의 대표인李성록이 직접 베이징을 방문했고 한국기업들은 북한팀장인 이사급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이 개별적으로 접촉했는지 단체로 만난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접촉에서 대기업들은 북측에 기존 위탁가공 방식으로는 연간무역량이 2억~3억달러를 넘기가 힘들다고 지적하고 본격적인 경협을 위해 청산계정설치.직항로 개설.이중과세방지협정등 법적.제도적 장치 정비가 급선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 졌다.
〈崔源起기자〉 李성록 북한이 지난 84년 9월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합영법을 발표한이래 꾸준히 외자유치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상기시키고 향후 북한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성록은 또 국내기업들이 제기한 청산계정등 법적.제도적 장치정비 필요성을 평양에 보고한후 점차 개선토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합에는 고민발베이징지사 대표 최철용과 李재찰 서기관이배석했는데 그동안 접촉만해온 북한의 당국자들과 국내 대기업들이직접 만나 구체적인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논의하기는 지난 92년 10월이래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투자에 나섰으나 핵문제와 도로.통신등 사회간접자본 미비로 북한의 외자유치 실적은 조총련기업을 중심으로 1백40여건,금액으로는 1억5천만달러 상당의 외자를 유치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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