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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죽했으면 特監 자청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포(金浦)쓰레기 매립지 관리를 담당한 환경관리공단의 이사장이 자체부조리를 파헤쳐달라고 청와대에 특명감사(特命監査)를 요청했다.문제가 있어도 대강 덮고 나가려는 일반적인 공직풍토와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이 기회에 가뜩이나 말썽 많은 김포 매립지의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나길 기대한다.그럼으로써 쓰레기 처리와 관련된 환경행정이 일대 쇄신돼야 할 것이다.
특명감사 요청은 김포 쓰레기 매립장의 문제점을 두가지로 요약하고 있다.매립장 건설이 잘못돼 침출수(沈出水)누출로 인한 오염이 계속되고 있으며,매립장 건설및 쓰레기 반입에 따른 부조리가 발본(拔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쓰레기 처 리가 환경대책의 큰 두통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에서 모두 중대한 문제제기가 아닐 수 없다.머리를 쓰고 정신을 쏟아도 이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데 담당 공직자들의 일탈(逸脫)까지 가세하면 우리의환경오염방지는 그야말로 백년하청(百年 河淸)이 아닐 수 없다.
난지도의 뒤를 이어 서울과 수도권의 쓰레기를 모으는 김포 매립지는 계획면적 6백30만평 가운데 1차 공구(工區)인 1백23만평이 92년에 완공됐다.그러나 침출수의 차집(遮集)불량과 매립지반 부등(不等)침하,제방의 밀림현상 때문에 당초 계획인 5m×8단 매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감사요청에 지적된 문제점이다.현재 이곳에선 3단계 매립이 진행중이다.결국 토양.지하수 오염예방도 안되고 매립장 수용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이 침출수의 오염도인데 방류기준 COD1백PPM을 계속 초과한다는 것이다.농사지을 물도 못얻고 지하수조차 오염되는 사태를 생각하면 아주 심각하다.
모범적인 매립장으로 알려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로페스 캐니언은 맨 밑바닥에 지하수 차집 관(管)을 묻고 따로 침출수차집관을 매설,오염을 막고 있다.매립가스의 누출 가능성을 막는감시장치와 완전한 단절벽도 있다.뒤늦게 출발하 는 우리는 선진처리기술을 개발비용없이 도입할 수 있다.그것조차 못하는 환경행정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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