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美 對北관계개선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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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스크바=安成奎특파원]러시아는 서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북 등거리 외교를 펼칠 것이며 미국이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對한반도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경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북한과 러시아 관계를 새롭게 규정할 정치문서를 새로 체결할 의사가 있으며 남북한 모두 러시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러시아 카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 발레리 데니소프 아주국 부국장은 최근 네자비시마야 가제타紙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러시아는 앞으로 한국 일변도의 외교와 미국주도의 한반도 문제해결에 반대하는 외교를 적극 펼칠 것임을 천명했다.
데니소프의 이같은 견해는 러시아가 최근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환경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 부서의 고위 실무자가 공개적으로 한반도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니소프는 이 기고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고려치 않고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유일국이 되려는 목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있다』면서『서울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 관계와 정치적 대화를 원하는 평양의 희망을 러시아는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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