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서>신사도는 골프의 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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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골프는 승부를 다투는 경기가 아니다.신사도(紳士道)를 지니고또 보이는 운동이다.골프의 약속은 꼭 지킨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질서를 지키면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다.
골프는 예술을 사랑하고 순리를 찾으면서 미래를 그려보는 사려깊은 시간을 제공해준다.자신만을 생각하는 운동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새로운 세계를 그리는 진지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골프는 남을 비방하지 않고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려 노력하고,자신의 불충분한 결과를 충족시키기 위해 끝없이 반복된 연습을 하게 만든다.그래서 늘 결과가 좋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고 창조의 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예술이 자연의 모방이라면 골프는 하나의 삶의 모방이 아닐까.
골프는 무리한 힘을 빼고 자연스러워야 좋은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세상을 잊으려면 예술에 심취하고,삶의 괴로움과 정신적인 피로를 풀고 미래의 힘찬 충전을 위해서는 골프가 제일 좋은 운동이 아닐까.
무엇인가를 깊이 사색하고 결단이 필요할때 거기에서 우연히 어떠한 영감이 생기지 않을까.
스스로를 자제하면서 먼 앞날을 구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위나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와 바람속에서 꿋꿋이 걸어갈수 있는 도(道)를 지닌 운동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고 차로 덮인 도시라 하여 다 선진국이라고할 수 있을까.
선진 문화의 길은 좀더 사려깊은 행동과 서로 양보하며 남을 이해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고도(高度)의 정신적 사회라고 믿는다.골퍼에게 신사도가 없어졌을 때 그 골퍼의 생명은 끝난 것이다. 이 사회가 비인간화(非人間化).비도덕화(非道德化)되는 것은모든 방면에 신사도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해야 한다.사회가 좀더 평화롭고 자연스러워지려면 우리 스스로 신사도를 지닌 국민이 돼야 한다.골프는 바로 신사도를 지키게 해주는 소박한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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