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입찰서 너무 얇아 속비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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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0일까지로 예정된 한국통신 주식 8백76만주에 대한 입찰 대행기관인 국민은행이 만든 입찰서가 너무 얇아 봉함을 해도 입찰 수량과 단가등 입찰 내용이 비치는등 보안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측은 이미 입찰 내용의 유출 가능성을 따지는 입찰 참가자들의 항의가 속속 밀려들고 있어 곤욕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의 입찰신청 양식은 한장 짜리로 앞면이 입찰접수증(1면)과 입찰서(2면)고,뒷면은 입찰참가신청서(3면)와 위임장(4면)으로 돼 있는데 입찰 내용을 써넣은 후 입찰서가 가운데 들어가도록 접어 봉함하게 돼있다.
국민은행측은 3면에는 입찰가격과 수량을 적은 난이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가리개를 인쇄해 씌웠으나 4면 위임장에는 아무런 보안조치를 하지 않아 뒷면을 밝은 곳에서 비춰보면 누구든지 입찰내용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8일 국민은행 청량리지점에서 응찰을 했던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金모(35.서울 압구정동)씨는『입찰서를 봉하고 제출하려다 입찰내용이 비춰져 직원들에게 항의했더니 수긍을 했다』면서 『입찰이 4일간이나 진행되는데 입찰내용 보안이 제대로 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입찰담당자는 이에 대해 『입찰양식 3면에 가리개를 만들지 못한 것은 은행측의 실수였다.이를 지적하는 전화가 민원실에 종종 걸려오고 있다』며 『그러나 입찰 신청을 하면 전산입력을 한후 곧바로 입찰서를 보관함에 넣어 밀봉,입 찰 마감이 지난 11일에야 보관함을 뜯기 때문에 내용 보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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