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 사업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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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일대 산남3택지개발지구 사업이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구 내 두꺼비서식지 생태보전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가 반대투쟁에 나서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14일 산남3지구(면적 1백9만9천1백㎡.33만2천평)에 대해 충북도로부터 택지공급을 승인받음에 따라 3월부터 단독주택용지 12만3천여㎡, 상업.근린생활시설용지 5만6천여㎡, 공공시설용지 10만5천여㎡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파트 용지 29만4천여㎡는 별도로 이미 분양을 마친 상태다.

토지공사는 이번에 승인받은 택지공급계획에는 지난해 12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보완을 요구한 사항 대부분이 반영돼 당초보다 택지개발지구 내 원흥이 방죽 주변 두꺼비 서식 환경의 파괴 가능성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보완요구 사항은 ▶표고 1백m 이상 산림 절대 보존▶원흥이 방죽과 두꺼비 이동통로 폭을 4m에서 20~30m로 확대▶검찰청 부지옆 두꺼비 이동통로 추가▶방죽 남쪽 단독주택지 재정비 등이다.

이에 따라 토지공사는 2005년말 완공 목표로 곧 토목공사를 위한 벌목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청주환경련과 생태연구소 터 등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보전 시민대책위'는 여전히 생태환경 보전책이 미흡하다며 16일 반대선언과 함께 '1백인 행동단'을 발족하는 등 공사 강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키로 해 마찰이 우려된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공사저지 선언을 비롯해 이를 오는 4월 예정된 총선 출마자를 상대로 정책평가 수단으로 활용, 낙선운동까지 벌이는 한편, 생태보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과 성대한 두꺼비 탐방축제도 준비키로 하는 등 4대 활동방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염우 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보전 운동을 총선과 맞물려 올해 최대의 지역 환경 이슈로 부각시킬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대책위 조직도 활동국과 운동국 등 투쟁진용으로 개편하고 1백인 행동단도 모집했다"고 말했다.

토지공사측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으로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두꺼비 생태환경 보전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변경이나 착공시기 지연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림훼손을 줄이기 위해 개발지역 표고를 1백m 이내로 맞추다 보니 아파트부지를 뒤로 물려 전체 용지가 10%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대책위는 계획 수립 후 법조청사가 뒤늦게 이곳으로 이전키로 하면서 토지이용계획이 반환경적으로 왜곡됐다며 두꺼비의 안정적 서식환경 확보를 위해 끝까지 투쟁을 벌일인다는 계획이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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