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司正수사 性추문겹쳐 새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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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이탈리아 검찰의 사정수사가 잇따라 터져나오는 섹스 스캔들로 점점 더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섹스 스캔들과 관련해 가장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인사는 이미 부패 관료의 표본으로 등장,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베티노 크락시前총리.
크락시 前총리는 최근 전직 장관 부인이 지난 80년대에 자신과 같은 「비밀서클」에 가입해 즐거움을 나누었다고 폭로,이미 떨어진 도덕성에 성추문까지 겹쳐 거의 재기불능의 인기하락을 겪고 있다.
마리나 리파 디 미나라는 올해 53세된 전직 장관 부인은 왼쪽 가슴을 내놓은 모습으로 한 주간지 표지에 등장, 곧 출간될책을 통해 크락시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위협했다.
크락시 前총리는 이외에도 영화배우겸 모델인 안자 피에로니를 로마 텔레비전 방송국 사장으로 임명한 배경과 관련된 혐의로 이탈리아 검찰로부터 수사받고 있어 그와 연관된 섹스 스캔들은 앞으로도 더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방송국이 사회당 인사들에게 금품을 정기적으로 제공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데 당사자인 피에로니는 검찰 조사과정에서자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한편 미국 배우 톰 크루즈등과도 공연하는등 인기를 끌고 있는이탈리아 여배우 도미지아나 조르다노는 최근 TV 인터뷰를 통해거액의 뇌물 스캔들 주인공인 사업가 마흐더 팜스타인과 가까운 사이였다고 고백했다.
곧 개봉될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라는 영화에서 美인기배우 톰크루즈와 함께 출연하기도 한 그녀는 디 팜스타인과의 염문에 대해『나는 결코 그와 내연의 관계는 아니었다』면서도『그는 괜찮은남자다. 우리는 음악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2주전에는 미국태생 데메트라 함프톤(26)이라는 다른 여배우가 前밀라노시 고위관리였다가 공동묘지 계약과 관련돼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5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왈터아르마니니와 한 아파트에서 동거했다고 밝혀 또한 번 이탈리아를발칵 뒤집어놓았다.
이처럼 자신이 정치인등의 섹스 스캔들과 관련됐다고 주장하는 여자들은 한결같이 수사기관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가 이탈리아 사정수사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 32개월동안 펼쳐진 이탈리아 검찰의 사정은 거액의 뇌물.권력.자살등 온갖 극적인 요소가 겹친데다 마치 「카레라이스의양념」같은 섹스 스캔들까지 등장,세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서둘러 마무리짓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金錫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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