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대표 가짜 주장 黨權각서 眞本밝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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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민당 내분이 풀리는듯 하더니 다시 꼬였다.
선관위가 박찬종(朴燦鍾)대표측이 신청한 중앙당 변경등록신청서를 각하,김동길(金東吉)대표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당내 문제가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검찰이 金대표의 발목을 잡았다.당권각서를 진본이라고 판정한 것이다.이 각서는 지난 3월8일 金대표,양순직(楊淳稙).한영수(韓英洙).임춘원(林春元)의원등 4명이 작성한 것.『대권은 金대표가 맡는 대신 당권은 楊최고위원이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그동안 金대표는 이 각서를『조작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그 래서 朴대표와 함께 반쪽전당대회를 감행한 비주류측 楊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金대표를「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었다.
서울지검이 각서가 진본이라는 판정을 내리자 선관위 판정으로 풀이 죽어있던 楊최고위원측은 즉각 金대표의 정계은퇴를 주장하며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楊최고위원은 金대표가『만일 각서가진짜라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공언해온 것을 지적하고 있다.
金대표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됐다.검찰은 주중에 金대표를 소환해 각서 작성 부분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金대표의 고민은 그러나 명예훼손혐의가 인정되는 법적인 내용보다 楊최고위원측이 물고 늘어지는 정계은퇴선언을 주워담을 수 없고 ,따라서 앞으로 큰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데 있다.
당내에선 金대표의 정치지도력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결국 각서 진본판정을 계기로 신민당 내분은 초기구도인 金대표-楊최고위원간의 대결양상으로 되돌려졌다.
이번 선관위와 검찰의 결정으로 朴대표와 金대표 양자는 망신살만 뻗쳤으며 신민당은 상처만 더 커졌다는 것이 일반의 관측이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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