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야 본전 民主 초강경-議總서 국회공전 지속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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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일 아침까지 민주당 신기하(辛基夏)총무는 국회 전망에 대해말을 흐렸다.『최고위원회의와 의총을 해봐야 알겠다』고만 말했다.그러나 이기택(李基澤)대표는『야당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방향을 밝혔다.「12.12」기소 관철을 위해 국 회공전을 지속시킬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국회를 공전시키자는 주장과 정상화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선 것이다.논란끝에 공전을 당분간 지속하고 여러가지 투쟁방법을 동원해 기소를관철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호외 당보를 제작,전국에서 가두배포하고▲전국 지구당에서 규탄집회를 하며▲종교계.재야및 이해당사자와 공동기자회견을 한다는등의 방법이 채택됐다.이어 열린 의총의 분위기는「초강경」이었다.국회의 상임위와 예결위 활동은 미루어졌다.결국 李대표의 뜻대로 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대통령의 결단을 강조했다.李대표는 『대통령만이기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亞太경제협력(APEC)회의 참석을 앞둔 대통령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자는 생각이다.『나라가 이 지경인데 출국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그러면 뭔가 타개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물론 뜻대로 되지 않아도 실패는 아니다.대통령과 여권에 상처를 주고,분열시키는 효과는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李대표와 민주당도 어려움은 많다.현재 국회 파행의「주도권」은 야당이 쥐고 있다.그런만큼 상당한 비난이 야당에 가해질 것이다.이미 성수대교 사고로 한차례 쉬었던 국회다.여야영수회담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더구나 정부와 민자당은 야당의 공세가시한부임을 알고 있다.
민주당이 파행 상태를 최대한 지속시킬 경우 공소시효(12월11일)까지도 갈 수 있다.그러나 이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은 없다.산적한 현안이 민주당의 마음을 바쁘게하고 있다.추곡매입가 결정,세계무역기구(WTO)가입동의안 처리,예산심의등 은 민주당의12.12전념을 어렵게 하고 있다.여권은 추곡매입가에 대한 정부안을 7일 확정,발표했다.
그래서 대통령의 출국(10일)을 전후해 민주당이 원내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검찰총장 탄핵안을 표결하면서 정상화되는 것이다.다리정국에서의 내각사퇴건의안 처리와 비슷한 수순이다.하지만 복귀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민주당은 벌써『봄에는 5.18이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야당이 제출하게될 검찰총장 탄핵소추안건의 법사위 회부도 어쨌든 야당이 국회에 들어와야 가능하다.그때쯤 여야간 일정합의를 해도 된다는 것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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