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현장>OB 김경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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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성적이 곧 연봉과 직결되는 프로선수의 최대 적은 부상과 슬럼프다.올해 각 구단의 많은 스타들은 뜻하지 않은 부상과 슬럼프로 무대의 뒷전으로 밀려나야 했다.참담한 한해를 마감한 채 화려한 복귀를 꿈꾸며 비지땀을 흘리는 이들의 재기현 장을 가본다. [편집자註] OB 김경원(金敬遠)의 겨울맞이 감회는 남다르다. 올해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데뷔 첫해인 지난해의 영예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각오 때문이다.
金은 93년 1백45㎞대의 위력적인 직구로 김용수(金龍洙.LG)에 버금가는 특급마무리 위치를 굳혔으나 올해는 시종일관 부상의 늪에서 헤매야 했다.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집 목욕탕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오른 손바닥이 찢어지는 불운을 겪 더니 6월초에는 운동장에 다시 나오자마자 상대 선수 스파이크에 발등을 찍혀 내내 쉬어야했다.한마디로 올시즌은 악몽이었다.1승2패4세이브,방어율 4.95.
93년 9승3패23세이브(방어율 1.11)로 팀의 3위확보에1등공신 역할을 했던 그로서는 자신의 난조가 곧바로 팀의 몰락으로 이어졌고,이것이 팀 내분의 간접원인으로까지 발전했다는 생각에 부담은 더욱 컸다.생각 같아선 당장 피칭훈 련을 재개하고싶지만 4개월가량 쉰 어깨에 무리가 갈까봐 우선은 웨이트와 러닝등 기초체력훈련에 치중하고 있다.金은 지난달 마무리훈련 시작과 함께 새 사령탑 김인식(金寅植)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구를 자원,재기 가능성을 스스로 테 스트했다.
『하루 70~80개씩 보름동안 투구연습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전력 투구는 못했지만 겨울훈련만 잘 소화해내면 내년시즌은 문제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金의 연습을 지켜본 코칭 스태프도 『흐트러진 투구자세가 바로잡히고 있고 공을 놓는 포인트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金의 재기를 확신하고 있다.
현재 다시 체력훈련에 들어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金은 『내년잠실벌에서 「곰」(金의 별명이기도 하다)들의 힘찬 포효를 다시한번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李炫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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