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3점슛 1000개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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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의 간판 슈터 문경은이 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3점슛 1천개를 돌파했다. 문경은은 15일 오리온스와의 부천 경기에서 1쿼터 종료 1분49초 전 정면 3점포를 꽂아 대기록을 이뤘다.

문경은은 이날 7개의 3점포를 기록해 정규리그 통산 1천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오리온스에 96-1백6으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을 다음주로 미뤘다.

울산에서 모비스를 97-78로 물리치고 25승째(20패)를 올린 5위 삼성까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됐다.

부산에서는 KTF가 경기 종료 23초 전 터진 손규완(12득점)의 3점포로 최근 7연승을 달리던 선두 TG 삼보를 78-76으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2위 KCC는 안양에서 SBS를 75-71로 물리치고 TG 삼보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줄여 막판 추월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SBS와 모비스는 6강 탈락이 확정됐다.

문경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일선 감독들은 대개 '가장 뛰어난 정통 슈터'로 문경은을 꼽는다.

"느리고, 스스로 찬스를 만들줄 모른다"는 지적도 있지만 문경은이 정말 그렇게 결함이 많은 슈터라면 프로 출범 후 두번째 시즌이었던 1997~98시즌부터 포문을 열고도 가장 먼저 3점슛 1천개를 돌파하지 못했을 것이다.

흔히 이충희(전 현대)를 이상적인 슈터로 꼽지만 이충희 역시 동료의 희생 위에 기록의 탑을 쌓았다. 이충희는 신선우.이문규.박종천.박수교 등 당대 최고 센터.가드들의 지원 속에 슛 기회를 독점했다. 그러나 삼성과 전자랜드에서 문경은을 받쳐준 가드.센터들은 결코 프로 최고의 선수들은 아니었다.

순간적인 찬스 포착, 먼 슛거리, 지칠 줄 모르는 득점에의 갈망은 문경은만이 지닌 장점이다.

2000~2001시즌 챔피언 삼성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문경은을 전자랜드로 보낸 후 급전직하했다. 대신 영입된 우지원(현재 모비스)이나 외국인 선수 로데릭 하니발도 문경은의 공백을 메우지는 못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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