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內患에 허둥대는 배구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우승과 세계선수권 4강에 오른 여자배구.아시안게임에서는 기대에 못미쳤지만 세계선수권에서 8강에 오른 남자배구.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른 승전보를 올렸던 한국배구가 여자대표팀 김철용(金哲鎔.호남정유)감독의 징계와 하종화(河宗和.현대)선수의 상무입대 거부라는「내환(內患)」에 빠져 허둥대고있다. 실업배구연맹은 김철용감독이 10일 시작되는 실업배구대제전에 불참키로 하자 6개월 자격정지라는 중징계의 칼을 뽑았고 이에 맞서 金감독도 12월 개막되는 대통령배대회 불참과 실업연맹 탈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실업연맹의 중징계는 회장의 추인과정에서 어느정도 「감형」의 여지가 없진 않으나 호유측은『어떤 징계도 받을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실업연맹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을 징계하는데 따른 부담을 각오하고라도 중징계를 내린 것은 지난해 봄.가을로 나누어 치른 실업연맹전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올해 처음 여는 대회에 불참하는 팀이 나올 경우 선례가 될 우려가 있는데다 이같은 징계조항 신설에 金감독이 앞장서 사인을 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SBS측이 4천만원을 내고 이번 실업대제전을중계키로 했으나 최강 호남정유가 불참함에 따라 SBS측이 중계포기 결정을 내린데 이어 KBS마저 중계료를 대폭 깎을 예정이어서 연맹살림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징 계위에 참석한남녀 16개 실업팀 이사들이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도 이와 무관치가 않다.
한편 하종화는 소속팀이 4일 올겨울 대통령배엔트리에 현대선수로 등록을 마쳤으나 7일로 입대명령을 받아놓고 있어 자칫 대통령배 출전이 무산될 공산이 크다.河는 최종 연기시한인 12월7일까지는 입대를 미룰수 있으나 더 이상의 연기가 불가능한 탓에「소속은 현대,몸은 상무」에 있게됨으로써 현대나 상무 두팀 모두에서 선수로 뛸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申東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