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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18 월드컵 유치 추진 … 의욕? 과욕?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내년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국력을 총동원해 2018년 월드컵 축구 대회 유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중국축구협회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팬들 조차 "중국 대표팀이 단 한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단 한골도 넣지 못한 중국 실력으로 월드컵 유치가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지지자들은 "축구 실력과 월드컵 개최는 무관하다"고 반박해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에 사상 처음 진출했다. 당시엔 공동 주최국인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자동 출전권을 따면서 아시아 지역 예선 통과가 전례없이 손쉬웠던 덕을 중국이 톡톡히 봤다.

그러나 중국은 당시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브라질·터키 등과 붙어 3전 전패했다. 심지어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당시 최종 성적은 3전3패,9실점,0득점. 본선진출 32개국중 31위.중국 축구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2018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서는 두개의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는 국내의 축구 발전이다.축구 실력과 월드컵 개최가 무관하다는 주장은 상식적이지 않다. 여자축구가 강한 덕분에 중국이 1991년 제1회 여자 축구 월드컵을 개최한 것을 보더라도 축구 실력이 뒷받침 돼야 월드컵과 연인이 생긴다.

따라서 아시아에서 정상을 다투는 실력을 먼저 보여줘야 월드컵 유치에 명분이 선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은 중국에게 당장 눈앞에 다가온 큰 관문이다. 중국 팬들은 호주·이라크·카타르 등 강팀이 포진해 '죽음의 조'로 불리는 A조에 중국이 편성되자 "이럴수가!!!"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지역 1차 예선 통과도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2018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진작부터 뛰고 있는 경쟁국들을 어떻게 따돌리느냐도 큰 도전이다.

축구 종주국 영국은 '1966년부터 2018년 까지'라는 구호를 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유치경쟁을 벌써 시작했다.세계적 축구 영웅 데이비드 베컴을 월드컵 유치 홍보대사로 위촉할 예정이다.

남아공 대회부터 대양주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온 호주도 중국에겐 부담스러운 경쟁상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정도로 호주의 축구 실력은 중국 보다 객관적으로 한수 위 이기 대문이다.

게다가 호주는 2014년 대회가 남미(브라질)에서 치러지고 2018년 대회가 아시아로 넘어오면 당연히 호주가 차지해야 한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중국은 과연 올림픽의 여세를 몰아 월드컵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또다시 쟁취해 낼수 있을까.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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