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추곡수매-앞으로의 과제 전문가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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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로운 양곡관리는 우선 쌀의 시장기능을 회복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이를 위해 쌀값결정이나 유통에 관한 정부간여를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수매가.방출가.시장가격간의 격차를 해소하고,정책의 목표를 시장가격의 안정보다는 가격이 시장기능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있는 여건을 만드는데에 맞추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이처럼 기본 시장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의 개입은 극단적인 가격변동의 경우에만 한정시켜야 할 것이다.
또 농협이 쌀의 시장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점차 수매가를 시장가격에 가까이 가져감과 동시에 농협이 시장가격에 쌀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수매가를 한시바삐 시장가격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수매액을 줄여야 하는 대외(對外)약속과도 일치하는 일이다.추곡수매제도를 줄여나가돼 농민들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함께 당장 쌀 수매량을 감축해야 하는데,농민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스스로 대비할 수 있도록추곡수매량과 가격을 미리 결정해 알리는 「수매 예시제」를 도입해야 할 때란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말많은 추곡수매에 관한 국회동의제는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다.수매액을 줄일 때는 수매가나 수매량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 보다는 축소부담을 양쪽에 나누는 것이 충격을 줄이는 방법이다.그러나 수매량이나 금액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당장 소득에 직접적 주름살이 가고,길게는농업의 구조개선 여력이 줄어들게 되므로 당연히 반발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수매를 줄임에 따라 생기는 나라살림의 여유를 이미 진행되고 있는 농어촌구조개선사업으로 돌려 쓸것이라는 확실한약속과 지속적인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농민들의 이해와 자발적인참여를 얻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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