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SK 불안한 주가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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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현대엘리베이터와 SK의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주가 상승이 촉발된 경우다.

증시에선 지분 매입 경쟁의 승패가 판가름날 3월 주주총회가 향후 주가 움직임의 첫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경쟁이 종결되는 순간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총 이후에도 지분 매입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새 국면 맞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금강고려화학(KCC)의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이틀 만에 20.8%나 뛰어올랐다. 지난 13일 현재 주가는 7만2천원으로 KCC의 공개 매수 가격인 7만원을 이미 넘은 상태다.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확보 의지가 확고한 데다 현대그룹 역시 지분 추가 확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증시에선 벌써 KCC 측이 공개 매수 수량과 가격을 높일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전용범 연구원은 "KCC가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주가는 7만원대를 기준으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일반투자자에게 매수의견을 내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강영일 연구원은 "지분경쟁에서 한쪽이 승리하는 순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 계속되는 SK=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SK 주식을 사들였다. 그 결과 외국인 비중은 44%에서 52.5%로 높아졌다. 주가도 2만7천4백원에서 4만5천6백원으로 66.4%나 올랐다. SK의 지배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실적 개선 전망이 맞물린 결과다.

증시에선 올해 정기 주총에서 SK가 경영권을 지켜낸다고 해도 2005년 주총까지 경영권 쟁탈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재중 연구위원은 "SK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었다는 사실은 2005년 임기 만료 예정인 최태원 회장 등 2명의 재선임 여부에 있어 외국인들의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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