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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달갑잖은 쌀 풍년으로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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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東京=李錫九특파원]일본정부가 쌀풍작으로 고민하고 있다.내년가을에는 2백50만~3백만t의 쌀이 남아돌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 농수산성은 휴경(休耕)정책을 강화하고 비축을 늘리는등 대책수립에 나섰다.그러나 지난해의 흉작에 대응키 위해 올해 휴경지에 농사를 짓도록 장려했던 농수산성이 내년에 다시 휴경을 강요할 경우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비축을 늘리자니 재정에 여유가 없다.이같은 상황에서지난해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로 일정량의 쌀을 수입하지 않을 수없어 일 정부가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올해 일본의 쌀 예상수확량은 1천1백97만t.이 가운데 80만t은 이미 10월현재 소비됐다.앞으로 40만t정도는 된장과 쌀과자등의 원료로 쓰여질 것이므로 이를 빼면 앞으로 1년간의 쌀 공급량은 1천77만t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도 조생종이 10월까지 약 65만t정도 공급될 것이므로이를 더하면 전체 공급량은 1천1백42만t이 된다.반면 일본의쌀소비량은 9백92만t이므로 1백50만t의 쌀이 남아 돌게 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쌀흉작으로 수입했으나 팔리지 않은 수입미90만t과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따른 최저수입의무(미니멈액세스)로 수입해야 하는 쌀 37만t으로 재고는 더 늘어난다.내년도에 벼농사가 평년작이 되고 휴경정책이 예정대로 실시된다 하더라도 95년가을에는 2백50만~3백만t,96년에는 3백50만t전후의 쌀이 남아돌게 된다.
일 농수산성은 쌀소비가 줄고 영농기술의 발달로 생산은 늘어남에 따라 휴경정책을 쓰고 있다.지난해 일본전국의 논가운데 휴경지는 약 20%인 67만6천㏊였다.
그러나 지난해 전후 최악의 흉년을 계기로 일정부는 올가을 66만t,96년 가을 1백30만t의 재고를 늘려 흉년에 대비키로했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풍작으로 내년에 벌써 이 계획치를넘게 된 것이다.쌀비축에 따른 재정부담도 만만치 않다.
2백50만t을 비축할 경우 1년간 보관비용만 5백억엔이다.1년후 이를 시장에 팔 경우 묵은 쌀이 돼 가공용으로 밖에 팔지못하므로 또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재정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편 일 대장성은 쌀비축의 최대 한도를 3백만t으로 보고 있다.이 이상되면 수급상 묵은 쌀로 파는데도 한도가 있어 사료용으로 밖에 팔수가 없기 때문이다.과거 68~71년,76~79년도등 2차에 걸쳐 비축미를 팔았을 때 정부가 본 손 해는 약3조엔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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