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파격적 성 표현 … 숨 가쁜 구성 케이블 사극 '별난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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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메디컬 기방 영화관'' 계월 역의 이일화<左>와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의 출연진.

안방극장에서 시작된 사극 열풍이 케이블에서도 뜨겁게 불고 있다. MBC 드라마넷의 ‘조선 과학 수사대 별순검’, 채널 CGV의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영화 채널 OCN의 ‘메디컬 기방 영화관’ 세 작품이 동시에 전파를 타고 있다. 시청률 30%를 넘는 KBS 1TV ‘대조영’이나 20%대의 MBC ‘이산’, SBS ‘왕과 나’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케이블 치고는 ‘대박’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케이블 사극은 지상파 사극과 어떻게 다를까.

◆‘19세 이상 시청가’많아=상투 튼 사내와 쪽머리를 한 여자가 사랑을 나눈다. 카메라는 다 드러난 여성의 맨다리를 거쳐 엉덩이를 쓰다듬는 사내의 손을 따라간다. ‘메디컬 기방 영화관’은 소재 자체가 ‘성 클리닉’이기에 누드신이나 정사신이 수시로 등장한다. 20일 첫 방송에서 순간 최고 시청률 4.42%를 기록했던 장면 역시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의금부 도사 부부가 치료용으로 성애 실습을 하던 ‘환애’ 장면이었다.

‘8일’은 소재나 형식 면에서 정통 사극의 룰을 따르면서도 소향비(희원)란 기생과 무사 장인형(이선호)의 사랑을 끼워 넣는 등 성애 장면을 빠뜨리지 않았다. 둘 다 19세 이상 시청가. 반면 15세 이상 시청가인 지상파 사극에선 키스신조차 보기 힘들다. 지상파에서 출발했다가 2년 만에 케이블에서 부활한 ‘별순검’ 역시 15세 이상 시청가다.

◆100부작? 아니, 10부작!=지상파 사극은 대개 60부작, 100부작 단위로 끊어진다. 게다가 시청률이 높으면 당연히 연장방송에 들어간다. 지난해 9월 방송을 시작한 ‘대조영’의 경우 예정된 100부작을 훌쩍 넘겨 벌써 126회를 기록했다. 7월 8부작으로 방송된 KBS 2TV ‘한성별곡’은 지상파에선 드문 경우였다. 그러나 케이블 사극은 ‘8일’과 ‘영화관’이 10부작이다. ‘별순검’은 20부작. 지상파 사극 ‘이산’은 정조의 어린 시절부터 왕위에 오른 뒤까지의 일생을 차근차근 다루지만 케이블 사극 ‘8일’은 전성기의 정조가 화성으로 원행을 가던 단 8일간의 이야기를 숨 가쁘게 펼쳐놓는다. 소재는 같지만 요리법은 완전히 다르다.

◆지상파 부럽지 않은 시청률=‘별순검’은 17일 케이블에선 마(魔)의 시청률로 통하는 4%를 넘겼다. 케이블 사상 최고 기록이다. 지상파에 비해 제작 여건이 열악하고, 시청 가구 수 역시 제한돼 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8일’이나 ‘영화관’도 2%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최저 2%를 밑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KBS 2TV ‘사육신’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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