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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건 싫다 … 아파트도 끝없는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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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아파트 외관·평면과 인테리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보다 튀는 상품으로 주택 수요자를 잡기 위해 담당자들은 매일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주요 업체 디자인·인테리어 실무책임자 등을 만나 남들과 차별화한 개발 전략 등을 들어봤다.

공동주택·단독주택 장점 접목 <삼성 주택설계팀 신종훈 과장>

 

“삼성건설이 짓는 래미안 아파트의 핵심 경쟁력은 디자인입니다. 삼성건설은 아파트가 문화와 감성을 창출하는 공간이 되게끔 디자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삼성건설 주택설계팀 신종훈 과장은 “단독주택과 같이 개방감이 뛰어나고 오래 살아도 싫증 나지 않는 아파트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건설은 디자인 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해 주택업계 최초로 디자인실을 발족시킨 데 이어 최근 디자인마스터 제도까지 도입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인사인 탠저린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 회사 공동대표인 이돈태 사장을 삼성건설 디자인 고문으로 위촉했다.”

 -최근 삼성건설이 선보인 독특한 아파트 디자인은.

 “198㎡(60평) 이상의 아파트에 전통주택의 안마당처럼 집 가운데 정원을 넣는 중정형을 개발했다. 82.5㎡(25평형)에 3.5베이, 112.2㎡(34평형)에 4~4.5베이를 들일 수 있는 새로운 평면을 설계해 저작권 등록했다.”

 -디자인 관련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여행을 많이 다닌다. 최근 이탈리아 여행 때는 해안 절벽에 지어진 그림 같은 테라스하우스를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삼성건설의 향후 디자인 개발 방향은.

 “아파트 디자인의 이상형은 공동주택으로서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단독주택의 뛰어난 점을 접목하는 것이다. 요즘 3면 개방형 아파트 평면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삼성에서 분양한 용인 테라스 하우스의 경우 4면 개방형 디자인이다. 아울러 친환경적인 디자인은 앞으로 모든 아파트 디자인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함종선 기자

‘소통의 주거 공간’ 조성에 심혈 -GS 디자인 개발 류경 과장-

 

“자이(Xi)의 차별성은 ‘디자인’과 ‘소통’입니다. GS건설이 짓는 아파트에는 이 같은 철학과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GS건설에서 통합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는 류경 과장은 “‘자이’를 다른 아파트 브랜드와 구별짓는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건물 외관과 색채는 물론 실내 마감에 쓰이는 소품 하나 하나까지 자이만의 콘셉트에 맞도록 디자인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GS건설이 최근 몇 년새 디자인상을 휩쓸다시피 했는데 비결이라도 있나.

 “지난달 자이 단지내 건축·외관디자인·인테리어 등 11개 품목이 올 하반기 ‘우수산업 디자인’으로 뽑혀 굿디자인(GD)마크를 2년 연속 획득했다. 토털 디자인(Total Design) 개념을 통해 단순히 미적 측면 뿐 아니라 문화적 요소까지 디자인에 담으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본다.”

 -디자인 개발에 외부의 도움도 받는가.

 “그렇다. GS건설은 디자인을 핵심 경쟁력의 요소로 판단,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구성된 ‘자이 디자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새 아이디어나 신기술은 주택 상품 개발에 적극 활용한다.”

 -자이 디자인만의 철학이라도 있나.

 “‘자이(Xi)’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을 뜻한다. 여기에다 감성( emotion) 을 덧붙이는 게 자이 디자인이 추구하는 철학이다. ”

 -개발 중인 디자인 상품이 있다면.

 “아파트 디자인에는 ‘소통’의 정신도 담겨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입주자는 물론 주변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인간다움이 묻어나는 주거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조철현 기자

전통의 미 구현하는 데 초점 <대림 인테리어팀 이용희 부장>

대림산업은 아파트의 품질과 실용성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아파트 실내·외 디자인도 품질과 실용성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 상품개발부 인테리어팀 이용희 부장은 “누구나 다 인정해 줄 수 있는 디자인은 결국 품질과 실용성이 뛰어난 디자인”이라며 “개성만이 강조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삶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디자인 구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아파트가 추구하는 인테리어는.

 “인테리어는 배경으로서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식적인 의미의 인테리어는 지양한다. 우리의 전통 한옥처럼 가급적 장식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소재의 질감이나 색, 공간감 등으로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초 마영범 교수와 함께 선보인 인테리어도 우리 전통의 미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한 회사 차원의 지원은.

 “우선 조직 내 여러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디자인 관련 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소신껏 일하라는 의미다. 또 지난해부터는 디자인 전문업체나 마영범 교수와 같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서울 뚝섬에 들어설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설계 회사인 NBBJ 등이 참여한다. NBBJ가 국내 아파트 설계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개발 중인 상품이 있다면.

 “인테리어의 경우 가구·커튼 등의 각종 살림살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색상, 어떤 스타일의 살림살이와도 잘 어울리는 색을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황정일 기자

커뮤니티 공간 맞춤화에 박차 <벽산 디자인팀 구영진 부장>

벽산건설은 최근 ‘디자인 투모로우’(Design Tomorrow)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파트에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벽산건설 디자인팀 구영진 부장은 “어떤 제품이던 기능과 실용성이 우선시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아파트도 마찬가지여서 벽산건설은 아파트의 실용성과 편의성에 디자인을 더해 주택 수요자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과 디자인 모두 총족해야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아파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디자인은 왜 중요한가.

 “아파트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제 실용·편의성만 강조된 아파트가 아니라 실용·편의성에 개성까지 갖춘 아파트를 원한다. 아파트의 개성을 찾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디자인 강화를 위한 회사 차원의 노력은.

 “우선 직원들의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하기 위해 최근 ‘디자인 투모로우’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또 국내·외 유명 설계·인테리어 전문업체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고양 식사지구에 들어설 아파트 인테리어에는 이미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이상 등이 참여하고 있다. 회사 내 디자인팀 강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디자인이 있다면.

 “소비자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아파트를 꾸미는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인테리어와 공간 구조에 중점을 둬 왔으나 앞으로는 정보통신 시설과 커뮤니티 공간의 맞춤화 등 아파트 각 부분의 맞춤 설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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