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日기업 대상 국제M&A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세계사를 돌이켜보면 한 나라의 경제현상은 역전(逆轉)을 거듭해온 것을 알수 있다.일본기업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탄탄한 제조업의 경쟁력에 의해 축적된 자본으로 80년대 이후 서구의 기업들을 매수해 왔다.
실제로 지난 90년에는 일본기업들의 외국기업에 대한 M&A(Merger and Acquisition:매수합병)가 활발해지고 있다.최근 일본기업의 외국기업에 대한 M&A건수는 3분의 1로 격감한 반면,외국기업의 일본기업 M&A는 건 수와 규모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M&A의 총규모는 작년 전체의 22억엔에 비해 올들어9월까지 이미 약1백억엔을 상회하였고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社의금융자회사인 GE캐피털社가 올해안에 1천2백억여엔을 들여 소비자 금융회사 3개를 매수할 계획으로 있어 올해 이러한 M&A 총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이런 현상의 이유로는 엔高등에의한 일본경제의 불황에 따라 자회사를 매각하려는 대기업이 늘어난 것과 외국 압력에 의한 유통분야의 규제완화에 따라 외국 기업들이 유통관련 업체를 매수하여 일본시장에 진출을 본격화하려는의도등이 있다.
그런데 현재는 외국기업에 의해 매수당한 회사가 유통등 일부분야에 몰려있으나 앞으로 이런 종류의 M&A는 기술획득 목적의 M&A까지 가세하여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최근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 기업들이 엔高 지속에 의한 구조 적 불황에서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돼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들도가까운 장래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학자인 토머스 맥리(Thoms Mcrea)가 최근 출간한 저서『2020년의 세계』에서 국제적 매수합병에 의한 기술 전파를 예견하였듯이 이러한 추세는 기술전수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우리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이전받을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하겠다.한국의 한 기업이 얼마전 일본의 고급 오디오 생산업체를 인수한 것이 그 한 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이웃나라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우리나라가 내후년 가입을 원하고 있는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는한국의 가입 전제조건으로서 외국기업의 한국기업에 대한 M&A허용을 요구하고 있다.여기에 오는 97년 예정되어 있는 주식시장을 통한 적대적 기업매수가 허용될 경우 몇년안에 우리나라에서도M&A를 통하여 선진국및 동남아 개도국 기업의 국내시장 진출및기술획득을 도모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아래서 우리 기업들은 외국에서의 M&A기회는 시장진출과 첨단기술 획득의 수단으로 활용하되 국내에서는 끊임없는 경쟁력 강화로 외국 기업들의 M&A대상이 되어 시장과 기술을 내어주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겠다.
〈三星경제硏 금융증권실장.경영博〉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