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1889년 파리 박람회 때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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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에 힘입어 세계 중심 도시로 우뚝 선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파리다. 파리는 1855년 세계 두 번째 엑스포를 포함해 여덟 차례 엑스포를 유치했다.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유치한 엑스포의 임시 구조물이었다. 파리는 엑스포를 개최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도시 재개발에 착수해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

유럽의 이름 없는 작은 도시인 세비야도 마찬가지다. 세비야는 엑스포가 세계적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다. 스페인은 1992년 세비야 엑스포를 유치해 쇠퇴해 가던 중세 도시를 지역 거점도시로 부활시켰다.

엑스포가 도시의 면모를 완전히 바꿔 놓은 경우도 적지 않다. 1998년 리스본 엑스포는 도심을 아예 옮겨놓았다. 포르투갈이 엑스포를 유치하기 전까지 리스본의 엑스포 부지는 정유회사.도살장.쓰레기 하치장 등 혐오시설이 가득한 기피지역이었다. 엑스포가 열린 뒤 이곳은 리스본의 가장 번화한 신도심으로 변모했다. 캐나다 밴쿠버도 낙후된 지방도시였다가 86년 엑스포를 통해 캐나다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밴쿠버는 엑스포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섬을 새로 만들었고, 이 섬에는 현재 '포뮬러 1' 자동차 경주장이 들어서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시아에서 엑스포로 가장 재미를 본 나라는 일본이다. 70년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오사카 엑스포는 패전국 일본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엑스포에는 무려 6422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때 세운 최다 관람객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85년 쓰쿠바 과학기술박람회는 일본의 첨단 과학.기술을 세계에 과시하는 기회가 됐다. 이때부터 쓰쿠바는 세계적인 첨단과학단지로 등장했다. 도요타자동차의 거점인 아이치현에서 열린 2005년 엑스포도 일본 경제에 힘을 보탰다. 아이치 엑스포는 10년 불황을 접고 일본 경제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엑스포(Expo)=Exposition의 준말로 원래는 상품의 매매·교환, 문화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를 지칭했다. 근대 이후 전시회·설명회를 지칭하는 의미로 바뀌고 지금은 세계박람회를 뜻한다. 엑스포의 효시는 1851년 런던 엑스포였다.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105회 열렸다. 엑스포는 크게 세계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하는 박람회와 공인하지 않는 박람회로 나뉜다. 공인 박람회는 다시 5년에 한 번씩 여는 등록 박람회와이 박람회 사이에 한 차례 여는 인정 박람회로 구분된다. 대전과 여수 박람회는 둘 다 인정 박람회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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