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모두 票단속 분주-각료해임안 표결하던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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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회는 28일 全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야는 표결 마지막 순간까지 표단속을 했으며 표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된 가운데 지켜 보았다.
○…민자당은 이날 오후2시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집안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김종필(金鍾泌)대표는 의원총회에서여당의원 본분을 강조했다.대통령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고 사려깊는 처신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金대표는 이날 오전 이만섭(李萬燮).노재봉(盧在鳳).권익현(權翊鉉).정석모(鄭石謨).최병렬(崔秉烈).김광수(金光洙).안무혁(安武赫)의원등 전국구의원 11명을 63빌딩내 일식집으로 불러 조찬을 같이했다.「요주의」인물도 몇 사람 부른 셈인데 金대표는 식사도중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역시「손조심」을당부했다.
문정수(文正秀)사무총장은 27일 낮 전국구 의원들을 모두 불러 점심을 같이했다.
「오가작통(五家作統)」식 결속모임도 계속됐다.27일 서울.경기.경북.대구출신 의원모임과 국회 각상임위 소속의원별 회식이 있은데 이어 28일 오전에는 충남등 다른 지역 출신 의원들도 끼리끼리 회동했다.민자당은 이밖에 민자당 입당을 희 망하고 있는 일부 무소속의원들에게도 손을 뻗쳤다.
이처럼 표단속에 안간힘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민자당 당직자들은표결 전까지 초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말로는『모두들 양식있는 분들이니 별일 없을 것』(文총장.李漢東총무)이라고 했지만 얼굴은 굳어 있었다.
재적의원 과반수보다 27명 많은 의원을 가지고 있는 민자당은71년 오치성(吳致成)내무장관 해임안 가결과 같은 제2의 항명파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그러나 일부 장관에 대해반란표가 제법 많이 나올 경우 여권 내부갈등을 증폭시키는 또다른 불씨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점에 상당히 신경쓰는 기색이었다.
○…아홉번째의 기적.全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낸 민주당의 목표다.지금까지 국회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적이여덟번인 만큼 이번에 아홉번째를 해내겠다는 것이다.기록을 보면제헌국회이래 여덟번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
민주당이 주력하는 부분은 선전전(宣傳戰)이다.『4~5명의 장관에 대해선 여권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더라』며 민자당을 흔들고있다.또한 개별 국무위원에 대한 인책주장 이유를 적시하는 방법으로 각개격파를 시도하고 있다.
『개혁의 실종과 국정의 총체적 위기』(李榮德총리)『민생치안 확보에 실패한 책임』(崔炯佑내무장관)『부실공사로 인한 대형사고책임』(金佑錫건설장관)『장교 탈영등 군 기강 해이』(李炳台국방장관)등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임건의안 제출이유 다.
그러면서 신민당과 무소속의원들을 개별 접촉,해임건의안에 가표를 던져줄 것을 설득했다.
현재 민주당 소속의원은 98명.해임건의안에는 신민당(15명).새한국당(1명).무소속(8명)중 7명이 동조서명을 했다.민주당은 나머지 17명이 가표를 던지고 민자당에서 반란표가 어느정도 나오면 의결정족수인 1백50명에 육박할 수 있 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좀더 깊이 들여다 보면 민주당이 정말로 해임건의안통과를 믿고 있지는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8일 아침 이기택(李基澤)대표는『문제는 여당내 정의표가 얼마나 있는지를 국민들이 확인하는것』이라고 했다.
결국 개별 국무위원에 대한 인기투표로 일부 장관들을 망신시킬수 있다는 계산이다.표결 결과에 따라 여권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민주당의「본심(本心)」이라는 지적이다.
〈李相逸.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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