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대로좋은가>下.아마야구 프로에 빌려 침체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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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아마없는 프로는 없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젖줄이다.그러나 국내 아마야구와 프로야구는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할 뿐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프로야구가 13년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를 굳힌 반면 아마야구는 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고교.대학.실업 모두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아마야구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늘어나지 않는 고교팀 수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94년 현재 고교팀 수는 50개.프로야구가 출범하던 지난 82년 54개였던 것에 비해 오히려4개가 줄었다.프로팀이 6개에서 8개로 늘어난 것을 생각해보면기형적인 현상이다.이처럼 프로팀이 늘어난데 비해 고교팀이 줄어든 것은 프로야구의 전반적인 하향평준화를 초래했다.고졸 신인들의 돌풍이나 대졸 우수신인들이 프로야구에 데뷔하자 마자 중심선수로 자리잡는 현상은 프로야구가 아마야구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대변해 준다.
프로는 현대건설이 아마야구에 뛰어들면서 대졸 우수선수들을 싹쓸이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면드래프트와 외국인선수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이같은 결정도 프로야구를 거시적으로 보고 아마를 육성하겠다는 것이기보다 일단 모자라는 선수를 어떻게 해서든 끌어맞추고 보자는 안일한 결정이다.
12개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고교팀수는 약 4천3백여개에 이른다.8개구단이 50개 고교팀에서 선수를 수급하고 있는 국내실정과는 엄청난 차이다.
일본은 4천3백여개의 팀이 있지만 우리와 같은「교육을 떠난 야구」가 아니고 철저한 학교 교육에 바탕을 둔 특별활동 수준이다.전국규모 대회라고 해봐야 1년에 두번이 고작이다.선수들은 모두「교육의 연장」으로서 야구를 할 뿐이다.아마야 구가 진정한아마야구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성적에 급급해 하는 풍토를 떠나 교육의 연장이 돼야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그래야 저변확대가 가능하고 프로도 활성화 된다.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실력의하향 평준화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기우일 뿐이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어머니다.프로가 발전하려면 지금처럼 한심한 숫자의 고교팀으로는 어림도 없다.또 13년째 막혀있는 아마.프로의 지도자 교류의 길도 모색해야 한다.프로와 아마야구인들의 발상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끝〉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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