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시민축제로 자리매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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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7일 제75회 전국체전이 열린 대전공설운동장 주변은 빨강.
노랑.연두등 형형색색의 의상을 입은 아주머니.아저씨들의 발길이줄을 이었다.
이들은 전국체전 개막행사에 참여하는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
해마다 체전이 열릴때면 학생을 동원,수업결손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체전에는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참여,그동안 전국체전이 관(官)주도의 체육행사라는 비난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 를 마련했다.
카드섹션에 참여한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 장면이 바뀔때마다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중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할머니도 섞여있어 여느대회에 비해 이채로웠다.
사상 최초로 전국체전 개막행사에 참가한 대중가수 조영남(趙英男)의 『내고향 충청도』도 관중들의 참여를 유도,좋은 시도라는평을 받았다.
학생들이 펼친 매스게임도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기상 세계로」라는 주제아래 일관된 흐름을 유지,역대 체전 개막행사중 손꼽히는 수작으로 꼽기에 손색없었다.
사물고적대 퍼레이드에서는 그동안 흰색 한복 위주의 천편일률에서 벗어나 흑백의 조화를 이룬 의상을 개발했고 머리띠등에도 신경쓴 모습이 역력했다.
개막행사가 벌어지는 동안 경기장 전광판에는 12가지 색상의 컬러그래픽을 동원,매스게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관중의 이해를 도왔다.
이번 개막행사는 무리한 학생동원에서 탈피,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앞으로 전국체전을 개최할 타 시.도가 본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전 체전에 비해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대전시내 중심가의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아 체전에 참가한 일부 해외동포 선수단으로부터『경기장 안팎 분위기가 다르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옥에 티로 남는다.
[대전=鄭濟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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