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소기업협력-높아지는 필요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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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개방경재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높이기위한 대기업과 중소업체들간의 협력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있다. 그동안 양측의 협력은 늘구호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대기업들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소부품업계와이 상호협력과 공존모색을 더이상 늦출수 없다는 자각을 하고 있다. 양자협력의 실상과 과제,정부의 정책방향,업계의 앞선 사례등을 집중취재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제 더 이상 중소부품업체를 내버려둬서는 안됩니다.부품의 품질이 바로 대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강진구(姜晉求)삼성전자회장은 몇 년전부터 공.사석을 막론하고 이같은 얘기를 자주 한다.또 전자나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많은 최고경영자들이 이러한 얘기를 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이제는 대기업의 필요 때문에도 절박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술실상=『우리 산업구조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소재를 공급받아 부품을 만들어 이를 대기업이 조립하는 형태로 단순화해 볼 수 있다.대기업도 경쟁이 심하다 보니 그렇겠지만 이 과정에서 부품단가를 깎거나 소재값을 올려 버리기 일쑤다.이러다 보니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에 눈돌릴 틈이 없는 경우가많다.』 백낙기(白洛基)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실장이 설명하는,중소기업 기술개발이 근본적으로 힘든 이유다.
중소기협중앙회 사업부의 최하범(崔夏範)차장은 『일본의 경우 대기업들은 전후(戰後)산업을 복구하면서 어린이를 키우듯 중소기업을 돌봐 와 지금은 서로 협력하는 단계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한다. 대기업이 시혜를 베풀어 이제는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이 대기업을 떠받치는 수준까지 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협력시도=8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회사를 중심으로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관심이 바뀌어 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최길수(崔吉洙)지도역은 『전자나 자동차가 주력업종인 삼성.현대.럭금.대우.기아 등의 母기업들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지도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었다.이 회사는 80년대부터 기술고문이 주요 협력업체를 돌면서 공장설비 배치나 생산기술 등에 대해 지도하면서 필요할 경우 자금지원도 함께 하도록 했다.부품이1백% 국산화된 승용차 「엑센트」가 나올 수 있 었던 것도 이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술육성방안=많은 대기업들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중소기업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고 자칫 통상마찰 요인이될 수도 있어 정부는 기술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는것이다. 기협중앙회 崔차장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일부 자본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시한다.
자본을 투자하면 그만큼 애착을 가지고 기술지원을 한다는 이야기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제품을 확실히 구매한다는 보장과 함께 기술.인력 등의 지원도 해 줘야만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자신도 발전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와 관련,오영교(吳盈敎)상공부 중소기업국장은 『대기업과 납품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수급기업협의회를 이끄는 1백25개 母기업에 대해 중소기업 지원실적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라며 『품목별 계열화와 적절한 사업이양을 유도하는 등 협력을 넓혀 가면 이익이 되도록 정책적 유인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정부입장을 설명했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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