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目)이 눈의 모양을 본뜬 다음 세워서 만든 상형문자임은 누구나 안다.맹(盲)은 目과 망(亡)의 결합인데 여기서 亡은 「죽다」「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도망(逃亡).망실(亡失).미망인(未亡人)등이 있다.
따라서 盲은 「눈이 없다」는 뜻으로 장님이다.맹목(盲目)이라면「장님의 눈」이 된다.장님의 눈은 사물을 구별할 수 없다.그래서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주관없이 무조건 남의 뜻에 따르는것을 맹목적(盲目的)이라고 한다.
소동파(蘇東坡)가 기산(岐山)에서 살 때였다.하양(河陽)의 돼지고기가 일품(一品)이라는 소문을 듣고 시종을 시켜 몇 마리사오게 했다.그는 지독한 술꾼이었는데 처음에는 잘 참았지만 돌아올 때가 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에라, 모르겠다』하고진탕 마시고는 곯아 떨어졌는데 그 사이에 돼지가 모두 도망가고없었다.아무리 찾아도 없자 하는 수 없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보통 돼지를 몇 마리 샀다.
소동파는 사방에 연락해 내로라 하는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그들은 당연히 하양의 돼지고기려니 하고는 덮어놓고(盲目的)「일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얼마가 지났을까.밖에 촌로 몇 사람이 찾아왔다는 전갈이 왔다.소동파가 나가보니 돼지를 한 마리씩 안고 있었다.술꾼이 잃었던 돼지였다.진짜「일품」이 온 것이다.이 사실을 뒤늦게 안 손님들은 다들 머쓱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