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한국시리즈 고군분투 김홍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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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제 김홍집(金弘集)은 누구와도 바꿀수 없다-.』 태평양이비록 한국시리즈에서 LG에 4게임을 내리 패하며 지고 말았지만끝까지 투혼을 불사른 金은「패자아닌 승자」로 남게 됐다.
1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1백41개의 공을 뿌리며 투혼을 살랐던 金은 3차전에 이어 23일 마지막 4차전에도 연일 구원등판함으로써 불굴의 투지를 과시했다.
3차전에서 2와 3분의1이닝동안 32개의 공을 던지며 8타자에게 1안타만 허용하는 호투를 보였던 金은 이날도 4회 무사1루 상황서 최상덕(崔尙德)을 구원해 9회 1사후 정명원(鄭明源)에게 마운드를 넘길때까지 5와 3분의1이닝동안 68개의 공을던지며 산발 3안타만 허용하는 역투를 계속했다.
4차전까지 모두 세경기에 등판하며 2백41개의 기록적인 투구수를 남기는 철완을 과시한 셈이다.그동안 金의 자책점은 1차전에서 허용한 2점에 불과,난파당한 태평양호의 마지막 조타수역을성실히 수행했다.
이날 경기시작전 金은 정동진(丁東鎭)감독에게 선발을 자원했다는 후문.
전날 잘 던지고도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1차전에 이어 또다시 분루를 삼켰던 金의 투지를 엿보게하는 대목이다.
金은 올해 LG와 많은 악연을 맺었다.
LG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짓던 지난 9월9일,그날의 선발도 역시 金이었다.그날 호투하고도 동료의 실책으로 어이없이 눈물을 삼켜야 했던 金은 하마터면 그날의 패배로 승률왕 타이틀을 놓칠뻔하기까지 했다.
또 대학시절 좌완 라이벌이었던 LG 이상훈(李尙勳)과 이번 한국시리즈 첫판에서 맞붙어 잘던지고 패전투수가 된 것도 金으로서는 잊을수 없는 기억이 될것이다.
좌절을 맛보지 않고 도약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
따라서 金은 올해 겪은 모든 시련을 발판으로 내년엔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朴炅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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