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중공업,한국산업전자 재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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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우중공업이 적자에 허덕이는 국내 유일의 공작기계 컴퓨터수치제어장치(CNC)메이커인 「한국산업전자」 재건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산업전자는 87년,대우중공업등 국내 13개 공작기계업체들이 미국 자동화설비업체인 앨런브랜들리(AB)社와 합작으로 CNC장치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국산공작기계 고급화를 위해서는 핵심장치인 CNC국산화가 선결과제라는 업계공 동의 판단이 작용했다.특히 일본 화낙의 독무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회사와 전략적 제휴까지 했었다.
7년여동안 국산제품을 내며 노력했으나 한국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해 온 일본 화낙社가 저가공세를 취한데다 제품개발마저 뒤져 최근 자본금 50억원을 거의 다 까먹을 정도로 경영이 나빠졌다.
급기야 최대주주사인 AB社가 작년말부터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뗐고 지난14일에는 채무변제에 책임안진다는 조건으로 全소유주식41만주(전체의 41%)를 국내 주주업체에 무상양도하고 철수했다. 지분율이 38.6%에서 65.8%로 최대주주사가 된 대우중공업이 자존심을 건 회사재건노력에 착수하게 됐다.우선 창원공장 공작기계사업본부 김웅범(金雄範)이사를 파견,최근 일본 도시바(東芝)와 공동개발한 32비트급 CNC 양산라인 구 축에 나섰고 중전기사업 신규참여등 사업다각화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이천공장에 산업용모터.중전기(重電機).로봇등의 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갖추기 위해 증자도 추진중이다.
또 영등포공장의 중전기라인을 한국산업전자 이천공장으로 옮겼으며 CNC장치와 모터등의 해외수출에 공동전선을 펴기로 했다.이같은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5년내에 CNC장치 내수시장 점유율을지금의 12%선에서 40%대로 끌어 올리고 매 출액도 작년(1백60억)보다 6배가 늘어난 1천억원대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짰다. 대우중공업 김광석(金光錫)기획이사는 『정밀공작기계원가의 40%에 이르는 CNC의 경쟁력을 못 갖추면 결국 이 산업이 일본 화낙등에 종속되고 만다』면서 앞으로 고속.고정밀 가공용 CNC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한국산업전자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지분조정안을 결정하고 영문이름도 「KOREA AB」에서 「KOREA INDUSTRIAL SYSTEM」으로 바꿨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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