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신발산업,회생기미가 보인다-부산현장 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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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발산업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91년 이후 경쟁력 약화등으로 문을 닫은 곳만 1백17개 업체에 이르고 있으나 자기상표개발.공장자동화.공동기술개발등에 대한 업계의 노력과 정부정책의 뒷받침으로 생산감소및 휴.폐업 업체수가 눈 에 띄게 줄고있다.오랜 구조조정기를 거치며 이미 바닥권을 벗어난 것으로 진단되는 신발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현장취재로 집중조명해본다.
[편집자註] 사양길로 치닫던 천덕꾸러기 신발산업에 회생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우선 급격했던 수출감소 추세가 최근 상당히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신발 수출은 90년 43억달러에 전년대비 13.2% 증가를 고비로 내리막길로 들어서▲91년 38억달러,전년대비 11.
6%▲92년 31억달러 18.4%▲93년 23억달러 25.8%등 매년 감소폭이 확대돼왔다.이같은 수출감소세는 올해 1분기(전년동기대비 25.8%)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분기이후 차츰 둔화돼 4분기에는 감소율이 10.3%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전망이다.이에 힘입어 올해는수출감소율이 작년보다 4.7%포인트 줄어든 21.1%(18억달러)로 91년이후 수출감소율이 처음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그림 참조〉 무협은 내년에는 16.3%로 더욱 줄어들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신발업체들의 휴.폐업이 올들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상공부와 신발산업협회가 추계한 휴.폐업 신발업체수(하청업체 제외)는 90년 9개에서 91,92년 각 37개로 크게 늘다가작년에는 33개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들어 지난 상반기까지는 10개에 그쳐 작년동기(20개)의 절반으로 줄었 다.이를 두고신발업계 관계자들은『한마디로 신발산업의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이와 함께 자기상표 수출업체및 물량의 점증추세도 신발업계의 회생조짐 가운데 하나다. 80년대말까지만 해도 자기상표로 신발을 수출하는 업체는거의 없었다.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수주가 압도적이었던것이다. 올들어 특수화.스포츠화등을 자기상표로 생산,수출하고 있는 업체는 16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상공부추계). 91년 전체 수출액의 1%정도(약 3천8백만달러)에 불과하던 자기상표 수출량이 작년에는 5%정도(약 1억1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신발업계 재기의 또 다른 청신호는 업계공동의 기술개발등 생산구조 자동화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때보다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원의 경우 자체 비용을 들여 삼성항공과 함께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개발했고 성신기계개발은 생산원가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중창제조기계를 부산신발연구소와 공동개발,특허를 출원했다.
최근들어 정부가 신발업계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자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이 자구책마련을 위한 업계의 남다른 공동대응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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