路面거친 다리 수명짧다-명지대 박영석교수팀 토목학회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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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노면이 거친 다리를 조심하라」-.
한강다리를 건너다 보면 노면의 여기 저기가 덧씌우기.땜질공사등으로 평탄치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이때 운전자들은『포장이 낡거나 파여 보수공사를 해서 그렇겠지』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친다.그러나 교각이 튼튼하더라도 노면이 울퉁불퉁하다면이런 다리는 제 수명을 못채우고 붕괴할 수도 있다.지난 22일부산대에서 열린 대한토목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명지대 박영석(朴英錫.토목공학)교수팀은 「이동차량에 의한 강판형교(橋)의 동적응답(動的應答)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교량의 노면 조도(粗度.거칠기)가 교량의 내구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밝혔다. 朴교수팀은 이 논문에서 『노면이 거칠수록 통과차량의 하중이 다리에 보다 크게 전달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 충격이 도로교 표준 시방서(示方書)의 규정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구팀은 15t 덤프트럭과 트랙터-트레일러(50t급) 차량이 시속 80㎞로 다리를 통과한다고 가정하고 수치해석한 결과,지간(支間.교각사이)의 중앙에서 충격이 규정치보다 최고 30%가량 크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성수대교 붕괴사건과 관련,과적 차량에의한 몸살외에도 평소 이 다리가 잦은 덧씌우기 등으로 노면조도가 불량한 상태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엄청난 하중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사고원인 조사나 대책수립에 이동 차량에 의한 다리의 진동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성수대교의 경우 과거 설계때 이같이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다리의 진동등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고려는 없었던 것으 로 알려졌다.
교량은 평소 그 자체의 무게(死荷重),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風荷重),통과차량의 중량(車輛荷重)등 이른바「3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데 이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연구가 미진한 분야가 차량하중으로 발생하는 교량의 진동정도에 관한 것이다.美.
日 등에서는 일찍이 노면 조도가 교량의 수명에 매우 큰 영향을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해 노면 조도에 따라「매우양호」「양호」「보통」「불량」등으로 노면등급을 분류,이를 교량의 유지보수관리의 기준으로 삼고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노면 조도외에도 차량하중과 관련,교량 자체의 진동특성.차량의 동적특성 등이 다리의 내구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나타났다.교량의 진동 특성은 주로 교량의 길이.형식등의 영향을 받고,차량의 동적특성을 결정하는 것 은 차의 중량.길이.속도 등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고려대 유철수(劉哲秀.토목환경공학과)교수팀은 이번 토목학회에 발표한「교량 동적거동에 대한 차량 제동하중의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주행중인 차량이 제동을 걸 때 하중이 앞바퀴 쪽으로 쏠려 다리가 더 큰 하중을 받으며,이 역시 국 내의 시방서에서 규정한 충격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이들 연구팀은 앞으로 교량건설때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교량의 진동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라며 시방서의 기준변경 등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金昶曄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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