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천연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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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망각된 질환이 하나 있으니 천연두다.유엔의 평화적 사업중 가장 성공적인 예중의 하나가 천연두 예방접종 사업이었다.
세계보건기구는 범세계적인 조직망과 꾸준한 예방접종을 실시해 80년대에 천연두가 지구상에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질병 자체를 소멸시켜 놓았다.
그러나 우리는 해방후 및 6.25전쟁의 어렵고 힘든 시절에 예방 접종 사업이 부실해 아직도 이 질병의 흔적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즉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아직도 얼굴에 심한 흉터를 갖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천연두 흉터의 치료법이 개발되었다.물론이는 필자의 독창적인 생각은 아니었다.화학적 박피술을 이용해 미용적으로 얼굴을 곱게한다는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었는데,한 환자의 집념과 이 기술을 천연두 상처에 적용하여도 될 것 같다는 예상이 맞아 떨어져 정상인의 얼굴로 돌려 줄수 있었다.물론 이 과정은 1년이 소요되었으며 같은 시술을 반복해 이뤄진 결과였다.
이 소식이 전파매체를 통해 발표됐을 때 상당한 반응을 불러 있으켜 수십명에 달하는 천연두 환자를 치료하게 되었다.그러나 완치되려면 약 1년의 시간과 복잡하고 괴로운 과정을 수차례 거쳐야 하며 결과도 1백%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 니었다.
여하튼 천연두 상처가 있는 얼굴을 정상인의 얼굴로 되돌릴 수있는 방법이 현실로 다가왔고,시간이 가면 오히려 자신의 연령에속한 다른 정상인 보다 좋은 얼굴로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게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중 한 명의 피해자가 생겼다.즉 부작용 또는 관리부실로 인해 마마자국은 없어졌으나 얼굴에 흉터를 남기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몇명의 천연두 피해자가 있는지는 통계자료조차 갖고있지 않아 알수 없으나 더 이상「곰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은 이제 영원히 이 사회에서 추방할 수 있게 될것이다.
〈高大醫大교수.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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