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들의 궁금증 풀어줬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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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 09면

김경선(32·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는 주변에서 ‘지후맘’으로 불린다. 지후맘은 ‘지후 엄마’라는 뜻으로 그는 초보 엄마들을 위해 ‘지후맘의 맘스홀릭’ 카페를 운영한다.

임산부를 위한 카페 운영하는 ‘지후맘’ 김경선씨

김씨가 카페를 만든 것은 2003년 2월. 아들 윤지후(4)군을 임신하면서다. 김씨는 “분유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육아 잡지에 있는 정보를 틈나는 대로 모았는데 버리기 아까웠어요. 저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카페의 회원은 37만 명으로 지금까지 360만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하루 평균 1만여 건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초보 임산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지후맘’으로 카페 검색어를 입력하면 비슷한 이름의 짝퉁 카페가 10개나 생겼다. 김씨의 카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출산 9단’ 선배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글이 많기 때문이다.

“15주면 태동을 느껴야 하는데 전 아직 없어요. 문제가 있는 걸까요?”(도담이맘)
“그건 너무 빨라요. 저두 17주에 느꼈어요. 분명 도담이는 잘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용용마미)

김씨는 회원들이 깊이 있는 글을 올리도록 게시판을 세분화했다. 출산 후 궁금증을 푸는 ‘출산 후기방’은 물론이고 불임부부를 위한 ‘임신을 기다리는 방’, 쌍둥이와 미숙아 고민 상담을 하는 ‘쌍둥이 방’ ‘미숙아 방’, 돌잔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돌잔치 후기방’도 있다. 이외에도 해외·지역별 게시판, 띠(12간지) 게시판, 싱글 맘·대디 게시판을 합하면 100개를 넘나든다.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비슷한 처지의 임산부들이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이 공감했다. 카페 운영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다. 회원들이 임산부 관련 업체나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경험담을 게시판에 남겼는데 해당 업체가 항의하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카페의 인기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7월부터 추첨으로 400명의 회원을 뽑아 한 달에 두 차례씩 ‘맘스 클럽’ 행사에 초대한다. 행사에서는 임산부를 위한 태교 음악회, 모유 수유 강의 등을 한다. 14일 현대백화점 서울 미아점에서 행사가 끝난 뒤 한 회원은 “지후맘님이 아이 셋 정도 낳은 50대 베테랑 아줌마인 줄 알았는데 30대의 미시 주부여서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맘스 클럽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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