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축구대회] 포항 첫 더블크라운? 전남 첫 2연속 우승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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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초겨울 추위로 얼어 붙은 그라운드를 ‘용광로 더비’로 녹인다.

 한국 성인축구의 최정상을 가리는 FA(축구협회)컵 축구대회 결승 1차전이 25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다. 홈앤드 어웨이로 처음 치러지는 올해 결승에서는 ‘제철가 형제’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스가 맞붙는다. 모기업(포스코) 입장에서야 누가 우승하든 마찬가지겠지만, 라이벌 관계인 제철소 입장에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최초의 2관왕에 도전하는 포항

지난가을 포항의 돌풍은 무서웠다.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포항은 포스트시즌 들어 4위 경남 FC, 3위 울산 현대, 2위 수원 삼성, 1위 성남 일화를 차례로 꺾고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된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우승 축하연에서 파리아스 감독은 “아직 FA컵이 남아 있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FA컵이 1996년 창설된 이래 K-리그 우승팀이 FA컵까지 석권한 전례가 없다. 대개의 경우 ‘토끼 한 마리’를 좇게 마련. 하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FA컵 결승에 진출한 직후 “올 시즌 초에는 2관왕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즌을 시작하는 감독은 없다. 하지만 기회가 됐으니 둘 다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K-리그 우승 뒤 이틀간 휴가를 가진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한 따바레즈·박원재·이광재·황재원 등도 건재하다.

 ◆최초의 2연패에 도전하는 전남

전남은 올 시즌 중반 이후까지도 “6강 플레이오프에는 충분히 올라갈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K-리그 10위. 시즌 초반 컵대회에서도 신통치 않았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덕분에 컵대회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 K-리그의 자존심을 훼손했다.

FA컵에서 K-리그 챔피언 포항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이런 수모를 한 번에 떨쳐버릴 수 있다.

문제는 너무 오래 쉬었다는 점이다. 포스트시즌을 치른 포항과 달리 전남은 한 달 이상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허정무 전남 감독도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걱정했다. 이달 초 광주 상무를 제대하고 팀에 복귀한 남궁도와 강용이 그나마 큰 위안이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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