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트렌드] 한물갔다? 올드스타일의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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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필름 카메라, 클래식 오토바이 등 옛것이 뜬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요. 이유인즉, 약간 불편해도 쓰면 쓸수록 묘한 매력에 빠진다나요. 일러스트=웰콤 아트디자이너 김한솔

5인조 여성그룹 원더걸스의 ‘텔미’가 인기다. 원더걸스의 독특한 노래와 춤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원더걸스의 의상이다.

어떻게 보면 촌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원더걸스의 차림새를 보면 1980년대 대학가를 휩쓸던 ‘디스코 문화’가 생각난다.

‘한물갔다’고 여겨지던 문화가 세기가 바뀌어 돌아왔다. 이런 유행은 1020세대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며 3040세대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다.

 과거의 문화는 시대의 흐름 속에 재해석되고 재창출된다. 레트로(Retro)와 빈티지(Vintage)가 그것이다. 과거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레트로는 문화의 한 장르로, 오래된 방식을 의미하는 빈티지는 패션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레트로와 빈티지라는 단어를 붙인 물건들이 요즘 온라인 마켓에서는 불티나게 팔린다. 매일 수많은 상품들이 생기고 없어지는 시대지만 불편하더라도 ‘옛것’이 좋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뜨는 수동 필름 카메라 

 바로 찍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필름 카메라는 한마디로 귀찮다. 그런데 필름을 사는 일부터 한 번 찍고 필름을 넘겨 다시 찍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음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필름카메라가 인기다. 김영민(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07학번)씨는 수동 카메라 사랑이 깊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종은 미놀타 xd5와 라이카iiib. 카메라를 만진 지 7년째라는 그는 수동카메라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동카메라는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요즘 카메라는 편하기야 편하죠. 노출도 알아서 맞춰 주고 셔터에 손가락만 올리면 사진이 잘 나오니까요. 그런데 왜 그렇게 결과물을 빨리 확인해야만 할까요? 시간을 갖고, 많은 생각을 하고, 일일이 조정을 한 다음 한 컷씩 찍는 필름카메라의 사진이 순간적인 결과물인 요즘 사진들보다 훨씬 매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동 카메라 중 가장 인기 있는 기종은 독일제 롤라이(Rollei Camera)다. 롤라이와 라이카는 손으로 렌즈를 만드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제품이다. 이 두 회사에서 만들어진 카메라들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가격도 보통 디지털 카메라보다 비싸다.  
 
 올드바이크의 질주 

 클래식 스쿠터를 통칭하는 ‘올드바이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올드바이크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대체적으로 제작연대가 2000년 이전의 제품들을 의미한다고. 포털사이트 다음에 소속된 까페인올드바이크매니아(http://cafe.daum.net/mmm5785)에는 올드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관련 정보를 교환하며 물품을 사고 판다. 10대에서 50대까지 회원들의 연령대가 폭넓다. 지역모임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정기적으로 모임(정모)과 회원끼리의 연락(번개)을 통해 교류도 많다. 이들은 함께 자가 정비(스스로 오토바이 상태를 점검하는 것)와 리스토어(바이크클 새로운 형식으로 꾸미는 과정)를 배워 자신만의 바이크를 꾸미기도 한다. 이러한 올드바이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혼다사의 벤리와 피아지오사의 베스파가 대표적이다.

 한옥의 재발견

 필동에 있는 남산한옥마을은 조선시대와 현대가 함께 있는 장소다. 셔터를 누르면 바로 동양화다. 남산 한옥마을에 가본 이들에겐 가회동을 추천한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를 찍었던 외국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의 무대가 됐다. 가회동에서는 자기 집이라도 마음대로 다시 짓거나 수리하지 못한다. 특히 외장은 절대로 건드릴 수 없다. 겉은 한옥이지만 속은 보일러 시설이 갖춰진 현대 스타일의 구조로 되어 있어 흥미를 돋운다.
 

광고회사 ‘웰콤’ 영트렌드팀 김시주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06학번)

‘옛것’을 차용한 광고들

■심청전을 패러디한 대우캐피탈 내게론 광고=이 광고에서는 공양미 삼백 석이 없어 바다에 몸을 던져야 하는 고전 속의 심청이가 아닌, 신용대출상품 내게론을 통해 인생이 화려하게 바뀌는 현대판 심청이의 인생을 보여 준다. 흔히 알고 있는 고전소설의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주인공의 인생을 바꿈으로써 재미와 함께 광고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사극드라마 내용을 빌린 소망화장품 다나한 광고=최근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사극 형식을 취한 광고들도 늘어나고 있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닌데 소망화장품 다나한 광고에는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왕과 나’에 폐비 윤씨 역할로 출연하는 구혜선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에서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될 구혜선의 이미지를 광고에 그대로 옮겨 놓아 ‘피부 권력’이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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