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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헬스] 겨울운동, 예열부터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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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뇌졸중 환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운동 중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대표적인 것이 관절손상.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소홀히 한 탓이다.

 준비운동을 흔히 워밍업이라고 한다. 몸을 데운다는 뜻이다. 운동을 늘 하는 사람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결과는 매우 혹독하다.

 운동은 몸을 ‘혹사’시키는 행위다. 무거운 중량이 관절과 근육에 충격을 주고,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무리한 펌프질을 한다. 튼튼한 듯 보이는 관절도 어찌 보면 뼈조각을 모아놓은 조립품에 불과하다. 이를 인대와 힘줄이 붙들고 있다. 역기의 중량이 인대와 힘줄이 버틸 수 있는 힘의 한계를 넘어서면 찢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겨울에는 몸이 경직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스포츠 손상이 잦을 수밖에 없다.

 준비운동을 하면 혈액이 각 기관으로 전달되면서 몸이 따뜻해진다. 몸이 이완되면서 신축성이 좋아진다. 심장과 혈관 모두 강한 충격에 버틸 준비를 한다.

 문제는 관절이다. 전신 워밍업으론 관절까지 빨리 데워지진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신 워밍업과 함께 부분 워밍업을 해 줘야 한다. 부분 워밍업은 그날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운동 부위를 대상으로 한다. 예컨대 골프 샷을 하기 전 ‘연습 스윙’을 해서 해당 관절을 풀어 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경기 중 교체 멤버로 들어가는 축구선수가 무릎과 고관절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관절 부위가 열을 받으면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면서 인대와 힘줄·근육이 부드럽고 유연해진다. 특정 부위의 온도는 5~10분이면 끌어올릴 수 있다.

 겨울철엔 워밍업이 끝나더라도 바로 본 운동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워밍업도 근육 에너지를 어느 정도 소모한다. 따라서 짧은 시간이나마 근육이 회복하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중량을 올려야 한다.

 예컨대 대흉근을 발달시키기 위해 벤치프레스를 5세트 든다고 치자. 첫 세트의 바벨 무게는 최대 중량의 10%, 두 번째는 30%, 세 번째 50%, 네 번째 70%, 마지막엔 90% 중량으로 서서히 올리면서 마무리한다.

 특히 중년의 나이에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은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근골격계의 노화가 시작돼 무거운 중량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준비운동 후 관절이 데워졌다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굳은 인대와 건을 충분히 늘려 주면 운동 가동범위가 넓어져 순발력과 균형감각을 높인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이 중요하지만 순서와 원칙을 지켜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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