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등 귀재 3人 새영화社 설립 할리우드도 克日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할리우드가 일본자본 침투에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지난12일 LA 베벌리힐스호텔에서는 미국영화산업에 대지각변동을 가져올 중대 기자회견이 있었다.할리우드의 3대 흥행도사로 꼽히는 스티븐 스필버그(46)감독과 前디즈니스튜디오사장 제프리카젠버그(43),MCA그룹 게펀음반사의 데이비드 게펀(50)사장이 합작,새영화사를 설립한다고 밝힌 것.
영화는 물론 만화영화.음반.TV영화제작을 할 종합연예회사를 운영할 예정인 이들은 우선 지난 90년 일본 마쓰시다(松下)사에 팔린 유니버설영화사의 재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이 다시 되찾고자 하는 그룹은 MCA.
유니버설영화사와 음반제작사등 종합연예프로덕션인 MCA는 90년 60억1천달러(약 4조8천억원)에 팔렸으나 중역들이 외국인소유주 밑에서 시큰둥하게 일해 그동안 「실패작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이번 합작의 세파트너중 카젠버그를 제외한 두 사람은 현재 MCA와 연관돼 있다.『주라기공원』으로 유니버설영화사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 스필버그는 또 한편의 영화를 제작중이고 게펀의음반사도 MCA그룹소속이다.
MCA의 최고간부진은 곧 하와이에서 마쓰시다경영진과 회합을 가질 예정인데 이때 재매입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있다.마쓰시다가 되팔기로 하면 스필버그등 세사람은 MCA조직을토대로 막강한 회사를 설립할 계획으로 있으며 만일 거부당한다면스필버그와 게펀 두 흥행사가 MCA와 손을 끊겠다고 위협(?)하며 따로 영화사를 설립할 자본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필버그와 게펀은 각각 자신의 앰블린영화사.게펀음반사를새회사에 흡수할 예정이며 카젠버그는 만화영화부를 키우고 디즈니사에서 데리고 있던 인재들을 계약이 끝나는 대로 끌어올 계획이어서 디즈니사를 긴장시키고 있다.세사람은 게펀이 경영 ,카젠버그가 전체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스필버그가 시나리오선택과 감독등을 나누어 맡아 내년부터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스필버그는 물론 나머지 두 사람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사업수완으로 성공한 억만장자들.카젠버그는 『인어공주』『알라 딘』『라이언 킹』등잇따른 만화영화 히트작으로 다 쓰러져 가던 디즈니사를 회생시켰던 주인공.
할리우드에서는 이들 세사람의 결합을 가리켜 『1919년 찰리채플린과 메리 픽퍼드.더글러스 페어뱅크스.DW 그리피스가 UA사를 설립한 이래 최고의 천재조합』이라며 이「꿈의 팀」이 미국영화의 자존심을 되살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李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