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연예가] 영어·춤·복싱 … 바쁘다 윤도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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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윤도현의 러브레터'(KBS) 녹화장을 찾았다. 분장실에 들어가자 작은 케이크에 촛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모여 축하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주인장, 윤도현에게 물었다.

"누구 생일이에요?"

"저랑, 제동이랑 생일이에요."

"아~ 비슷한 때인가 봐요?"

"똑같아요, 오늘. 양력 2월 3일."

이때, 예의바른 청년 김제동이 선수친다.

"형님, 선물 뭐 사드릴까요?"

"영어 전자사전 사줘."

윤도현은 요즘 영어공부에 푹~ 빠져있다. 시작한 지는 꽤 되었는데, 얼마 전부터 따로 독선생까지 두고 할 만큼 열심이다. 그의 영어 사부는 바로 재미동포 로커인 '토미기타'로 현재 윤도현 밴드의 전국투어 고정 게스트라서 공연연습과 더불어 틈틈이 영어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고. 심지어 공연이 없을 때는 전화로 과외를 받으며 영어의 리듬감을 잃지 않는다. 덕분에 평소 매니저와 코디까지도 영어로 대화해야만 하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윤도현이 스파르타식 영어공부를 하는 까닭은 조만간 현실화 할 해외무대 진출 때문. 더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가수로서 한국의 노래와 저력을 알리기 위해 완벽한 영어로 음반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뿐이랴? 이번주면 무려 32개 도시 대장정 순회공연을 마치고, 곧 뉴질랜드 단독공연도 준비해야 한다. 이 와중에 수험생보다 영어공부 열심히 하는 라이브 황제, 윤도현의 멈추지 않는 파워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뜨끈한 보신탕도 아니고, 종합 영양제도 아니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공복에 와사삭~ 깨물어 먹는 시원한 사과 한 알이 보약이었던 것! 이때 사과는 반드시 속까지 잘 익은 꿀사과이어야만 한다. 절반으로 쪼갰을 때 노랗고 투명한 꿀이 꽉 찬 그런 사과. 여기에 아내가 갓 지어준 윤기 자르르 흐르는 밥과 찌개의 약효가 더해지면 비로소 '득음'의 조건이 갖춰진다.

가수가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체력이야말로 목소리만큼이나 중요한 것! 얼마 전 건강 버라이어티쇼 '비타민'(KBS)에서 확인된 그의 건강 나이는 방년 29세로 실제보다 네살 아래였다. 얼굴만 동안(童顔)이 아니라 몸까지도 젊었던 것. 최근에는 B-Boy 그룹 '익스프레션' 멤버에게 힙합댄스를 근육통 생길 정도로 배우고 있다고. 글쎄, 춤추는 윤도현이라…. 상상은 잘 안 되지만 소싯적 브레이크 댄스로 동네에서 스텝 꽤나 밟던 실력이란다. 부지런한 윤도현은 영어에, 춤 교습도 모자라 복싱으로 단단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그의 얼굴이 언제 봐도 빛이 나는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다부진 뮤지션 윤도현. 준비된 월드스타인 그가 같은 무대에서 만나고 싶은 스타는 바로 세계적 록그룹 'U2'라는데…. 조만간 그의 집 앞마당에 반가운 까치가 울어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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